박원순 18년 전 쓴 유언장 속 가족에게 전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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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 "유산 없어 미안, 돈·지위 이상 가치 깨닫길"
아내에겐 "변호사 부인이지만 고생,  용서하길"
"장례는 조용히, 부고내지 말고 조의금 받지말라"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18년 전 그가 과거 자녀와 아내, 지인들에게 남겼던 유언장이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시장이 2002년 펴낸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에는 그가 살아있을 때 쓴 유언장이 담겼다. 이 유언장은 '내 딸과 아들에게', '내 아내에게', '모든 가족과 지인들에게' 3장의 편지로 구성돼있다. 박 시장의 유언장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이 담겨 있었다.

박 시장의 편지는 먼저 딸과 아들에 대한 사과로 시작한다. 박 시장은 "유산은 커녕 생전에도 너희의 양육과 교육에서 남들만큼 못한 점에 오히려 용서를 구한다"고 썼다. 이어 "그토록 원하는 걸 못 해준 경우도 적지 않았고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함께 모여 따뜻한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점에서 이 세상 어느 부모보다 역할을 제대로 못한 점을 실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생 농촌에서 땅을 파서 농사를 짓고 소를 키워 나를 뒷바라지 해주신 내 부모님은 내게 정직함과 성실함을 무엇보다 큰 유산으로 남겨주셨다"며 "하지만 나는 너희에게 제대로 시간을 내지도 못 했고, 무언가 큰 가르침도 남기지 못 했으니 그저 미안하게 생각할 뿐"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래도 아빠가 세상 사람들에게 크게 죄를 짓거나 욕먹을 짓을 한 것은 아니니 그것으로나마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이어 "내 부모님의 선한 심성과 행동들이 아빠의 삶의 기반이 됐듯 내가 인생에서 이룬 작은 성취들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바른 생각들이 너희 삶에서도 작은 유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인생은 돈이나 지위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최선을 다해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너희는 돈과 지위 이상의 커다란 이상과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그런 점에서 아빠가 아무런 유산을 남기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큰 유산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아내에게 남긴 유언장에선 "평생 아내라는 말, 당신 또는 여보라는 말 한마디조차 쑥스러워 하지 못 했는데, 이제야 아내라고 써놓고 보니 내가 그동안 당신에게 참 잘못했다는 반성부터 앞서는구려"라고 전했다. 이어 "변호사 부인이면 누구나 누렸을 일상의 행복이나 평온 대신 인권 변호사와 시민 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주느라 고됐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냐"며 "오히려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내 참회문이라 해야 적당할 것"이라고 남겼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대해 아내에게 미안함을 풀어낸 박 시장은 "내가 당신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다면 몇 가지 또 처리해줘야 할 일이 있다"며 "내가 소중히 하던 책들, 이사할 때마다 당신을 고생시키며 모아온 그 책들은, 우리 아이들이 원하면 갖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어느 대학 도서관에 모두 기증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또한 "이미 안구와 장기를 생명나눔실천회에 기부했으니 그분들에게 내 몸을 맡기도록 부탁한다"며 "그 다음 화장을 해서 시골 마을 내 부모님이 계신 산소 옆에 나를 뿌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내 마지막을 지키러 오는 사람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소", "내 부음조차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소, 신문에 내는 일일랑 절대로 하지 마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어느 날 이 세상 인연이 다해 내 곁에 온다면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다"며 "그래서 우리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이 생에서 다하지 못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냈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 이어 "무책임한 남편이 끝까지 무책임한 말로써 이별하려 하니 이제 침묵하는 것이 좋겠다"며 "감히 다시 만나자고 할 염치조차 없지만 그래도 당신 때문에 내가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으니 나로서야 또 만나자고 할 형편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을 용서해 달라"고 했다.

박 시장은 다른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유언을 남겼다. 그는 "모든 분들에게 나는 큰 신세를 졌다. 많은 배움과 도움을 얻었다"며 "때로는 내 원만하지 못한 성격으로 상처를 입기도 했을 것이고 억지스러운 요구로 손실을 입기도 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래도 우리는 함께 꿈꿔오던 깨끗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고, 그 못 다한 몫은 바로 이제 여러분들이 이뤄줄 것임을 믿는다"고 남기기도 했다.

박 시장은 9일 오후 5시17분 딸이 '112에 아버지가 유언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연락이 두절됐다'는 취지로 실종 신고를 접수한 후, 7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사망한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전 비서가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그가 사망하면서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나, 유서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박원순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여 세상을 떠났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이후 일부 조문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순시장은 서울시장만 3선을 하는 다른 역대 서울시장보다는 오래 시장직을 유지한 사람입니다..

이제 대권 후보로도 언급되었던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임기에 이런 결말이 나올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원순 시장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선 아직 말들이 많습니다.. 일단 언론사는 예전에 박원순시장이 펴냈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에 담겨있는 18년전의 유서를 공개했습니다..

관련링크 :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yes24)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담겨 있습니다.. 아내와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 없다고 미안해 하네요..같이 있던 시간이 적은 것도 미안해 했고요.. 박원순 시장의 재산은 다른 공직자들과는 다르게 재산액 앞에 -가 붙어 있죠. 빚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다른 고위공직자들과는 다르게 뭔가를 챙겼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죠.. 다른 고위공직자들.. 부동산에 예금액이 일반인들이 가질 수 없는 금액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들 많은데 말이죠..

일단 해당 채무에 대해선 결국 박원순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아내와 자식이 재산을 상속받지 않는 한... 이후에는 소멸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공교롭게도 박원순 시장이 실종된 이후 미투논란이 있었습니다.. 예전 서울시장 비서였던 여성이 박원순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었습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 혐의에 대해 죄책감등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다른 언론사들에서 언급이 되었는데.. 박원순 시장이 자신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했다는 것을 몰랐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되었습니다.

서울시청도 그리 밝혔고요..

해당 여성이 고소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경찰과 검찰에서 내사를 시작할 터.. 일단 피소된 사실을 미리 박원순 시장에게 알렸을리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정황등이 잡힌다면 정식으로 수사가 시작될터이고 이때는 박원순 시장이 알았을테지만 이미 극단적 선택을 한 뒤라 알리 없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해당 여성이 우선 박원순 시장에게 찾아가 말했을 가능성은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언론사에 노출되지 않을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대신 검찰이나 경찰측에서 미리 말을 했을 수도 있겠죠..하지만 해당 여성이 검찰에 고소를 한 것이 7월8일 저녁.. 그리고 박원순 시장은 9일 오후 연락두절이 되었죠.. 전 서울시청 비서관출신 여성의 고소 후 경찰이나 검찰이 곧바로 박원순 시장에게 알렸을까 싶네요..

그리고 고소전 여성이 미리 미투 의혹을 터트릴 수도 있었는데 관련 소식은 그동안 없었죠.. 따라서 다른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싶죠..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이미 이 세상에 없죠..

개인적으로 혹시 박원순 시장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등의 영향을 받은 거 아닌가 의심합니다.. 그동안 숨가쁘게 서울시장을 9년간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못하죠.. 이제 서울시장을 못한다는 것과.. 아직도 갚지 못한 채무와 서울시장에서 내려오고 그 이후에 뭘 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의 미래의 불안감등이 박원순 시장을 괴롭힌 것 아닐까 의심합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으로 인해 가족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자책감과 죄책감이 박원순 시장을 괴롭힌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 박원순 시장의 유족들은 유언장을 공개하였습니다.. 간결하게 말이죠..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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