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 전용 쓰레기통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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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서울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 독특한 모양의 쓰레기통이 등장했다. 마치 세면기처럼 가운데 부분이 오목한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사각형 쓰레기통은 먹다 남은 음료수와 얼음 등을 따라버리는 ‘음료 수거함’이다. 여기에 음료수를 쏟으면 관을 타고 내려가 19리터 용량의 생수통에 고인다.
서울의 지하철 1~4호선 역사 환경관리를 담당하는 서울메트로환경에서 3월 말까지 한 달간 시범 설치하는 음료 수거함은 현재 2호선 건대 입구, 경복궁, 서울대 입구, 시청, 신촌 5개역에서 볼 수 있다. 해당 역의 붐비는 출입구와 승강장 주변에 4개씩 배치됐다. 수거함 모양은 서울메트로환경의 역사환경처장이 패스트푸드점의 음료 수거 방식을 보고 직접 설계했다. 개당 설치 비용은 5만원 정도 들었다. 이들 역 이외에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 사당, 홍대입구 3개 역에도 다른 모양의 음료 수거함이 설치됐다.
음료 수거함을 설치한 가장 큰 목적은 생활 쓰레기의 재활용이다. 음료수가 남아있는 1회용 플라스틱컵이나 종이컵은 분리해 세척하는 비용이 더 들거나 아예 재활용하지 못해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리와 세척 작업은 지하철 역사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일일이 손으로 한다. 따라서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고 일손도 덜기 위해 음료 수거함을 설치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등 3개 역에 지난해 말부터 설치된 음료 수거함. 음료투입구가 일반 쓰레기통 옆에 붙어 있고 액체가 흘러 내리는 관이 아래쪽 플라스틱 통에 연결돼 있다. 주소현 인턴기자
“음료 수거함, 있으면 음료 따라 버리게 돼”
지하철 승객들이 음료 수거함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을 찾아가 봤다. 오후 1시 무렵 손에 1회용컵을 든 승객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음료를 마신 뒤 1회용컵을 열어 얼음을 음료 수거함에 버린 대학생 권혜진(21)씨는 “이번에 음료 수거함을 처음 봤다”며 “음료수거함이 없었다면 내용물과 함께 컵을 일반 쓰레기통에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시던 음료 컵을 통째로 쓰레기통 위에 두고 가려는 남자 친구를 말리던 방채은 (28)씨는 “음료 수거함이 설치된 역에서는 꼭 컵 내용물을 분리해 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적극 음료수거함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시청 역에서 청소를 하는 김 모씨는 “아직 사람들이 몰라서 그런지 음료 수거함 옆에 컵을 그냥 놓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시범 설치 기간 후에 음료수거함을 본격 설치하면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 서울메트로환경의 박민영 대리는 “널리 알려서 음료를 들고 타는 사람들의 절반만 이용해도 폐기 쓰레기량을 줄이고 청소 일손을 더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1회용컵 반입 제한하면 음료 처리 시설 필요
음료나 얼음이 남아있는 1회용컵 처리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해 초부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버스에 1회용컵을 들고 타는 것을 제한하면서 버스정류장 일대에 1회용컵이 무더기로 쌓이기도 한다. 서울시청은 올해 초부터 청사에 1회용품을 들고 들어오는 것까지 전면 금지했다.
따라서 1회용컵 반입을 제한하면 처리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 정부에서는 1회용컵을 모아 버리는 음료 수거함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서울 서대문구, 서초구, 인천 남동구, 대구 중구 등에서 신촌, 동성로 등 번화가에 차례로 1회용컵 모양의 음료수거함을 마련했다. 환경부와 스타벅스도 합작해 1회용컵 수거통을 서울내 4개 자치구에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음료 수거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음료수가 쏟아져 흘러내리면서 보기에 지저분하고 여름철에 파리가 꼬이거나 냄새가 나 오히려 비위생적이라는 지적과 민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환경은 이런 문제에 대해 별도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상시 관리 인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박민영 서울메트로환경 대리는 “음료 수거함에 날파리가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입구에 수시로 물을 끼얹거나 닦도록 청소 매뉴얼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이용객들이 침을 뱉거나 토사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시범 운영 후에 뚜껑을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환경단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현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승강장에 음료 수거함을 설치하는 것은 대중교통 내에서 음료를 마시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며 ‘액체만 투과될 수 있도록 거름망 등을 설치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포장시 용기값 따로 받아야 쓰레기 줄어”
다만 환경단체들은 쓰레기 발생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1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외국은 음식 포장시 용기 값을 따로 받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포장을 하면 할인을 해준다”며 “쓰레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2018년 8월부터 스타벅스가 1회용컵 보증금제도와 비슷한 라떼 부담금(Latte Levy)을 도입했다. 라떼 부담금은 음료를 1회용 용기에 담아서 가져갈 경우 5펜스씩 부과된다. 머그컵이나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은 5펜스를 내지 않아도 되고 25펜스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에 컵 보증금 제도를 실시해 컵 회수율을 5년 만에 36.7%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보증금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미환불 보증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주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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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메트로가 시범적으로 3월 말까지 건대 입구, 경복궁, 서울대 입구, 시청, 신촌에 음료수를 버리는 쓰레기통을 설치했습니다. 이미 이용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남은 음료수를 그대로 버린다면 재활용시 일일히 다 버려야 하니 추가적 비용이 들고 무엇보다 쓰레기통이 지저분해지죠..
좋은 정책을 내놓은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텀블러등을 들고 다닌다면 해결되겠지만 텀블러등을 들고 다닐 사람은 얼마나 될지...
시범사업 후에 보완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행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거기다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도 있으면 정책은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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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서울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 독특한 모양의 쓰레기통이 등장했다. 마치 세면기처럼 가운데 부분이 오목한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사각형 쓰레기통은 먹다 남은 음료수와 얼음 등을 따라버리는 ‘음료 수거함’이다. 여기에 음료수를 쏟으면 관을 타고 내려가 19리터 용량의 생수통에 고인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설치된 음료 수거함. 주소현 인턴기자
서울의 지하철 1~4호선 역사 환경관리를 담당하는 서울메트로환경에서 3월 말까지 한 달간 시범 설치하는 음료 수거함은 현재 2호선 건대 입구, 경복궁, 서울대 입구, 시청, 신촌 5개역에서 볼 수 있다. 해당 역의 붐비는 출입구와 승강장 주변에 4개씩 배치됐다. 수거함 모양은 서울메트로환경의 역사환경처장이 패스트푸드점의 음료 수거 방식을 보고 직접 설계했다. 개당 설치 비용은 5만원 정도 들었다. 이들 역 이외에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 사당, 홍대입구 3개 역에도 다른 모양의 음료 수거함이 설치됐다.
음료 수거함을 설치한 가장 큰 목적은 생활 쓰레기의 재활용이다. 음료수가 남아있는 1회용 플라스틱컵이나 종이컵은 분리해 세척하는 비용이 더 들거나 아예 재활용하지 못해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리와 세척 작업은 지하철 역사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일일이 손으로 한다. 따라서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고 일손도 덜기 위해 음료 수거함을 설치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등 3개 역에 지난해 말부터 설치된 음료 수거함. 음료투입구가 일반 쓰레기통 옆에 붙어 있고 액체가 흘러 내리는 관이 아래쪽 플라스틱 통에 연결돼 있다. 주소현 인턴기자
“음료 수거함, 있으면 음료 따라 버리게 돼”
지하철 승객들이 음료 수거함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을 찾아가 봤다. 오후 1시 무렵 손에 1회용컵을 든 승객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음료를 마신 뒤 1회용컵을 열어 얼음을 음료 수거함에 버린 대학생 권혜진(21)씨는 “이번에 음료 수거함을 처음 봤다”며 “음료수거함이 없었다면 내용물과 함께 컵을 일반 쓰레기통에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시던 음료 컵을 통째로 쓰레기통 위에 두고 가려는 남자 친구를 말리던 방채은 (28)씨는 “음료 수거함이 설치된 역에서는 꼭 컵 내용물을 분리해 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적극 음료수거함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시청 역에서 청소를 하는 김 모씨는 “아직 사람들이 몰라서 그런지 음료 수거함 옆에 컵을 그냥 놓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시범 설치 기간 후에 음료수거함을 본격 설치하면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 서울메트로환경의 박민영 대리는 “널리 알려서 음료를 들고 타는 사람들의 절반만 이용해도 폐기 쓰레기량을 줄이고 청소 일손을 더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1회용컵 반입 제한하면 음료 처리 시설 필요
음료나 얼음이 남아있는 1회용컵 처리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해 초부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버스에 1회용컵을 들고 타는 것을 제한하면서 버스정류장 일대에 1회용컵이 무더기로 쌓이기도 한다. 서울시청은 올해 초부터 청사에 1회용품을 들고 들어오는 것까지 전면 금지했다.
따라서 1회용컵 반입을 제한하면 처리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 정부에서는 1회용컵을 모아 버리는 음료 수거함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서울 서대문구, 서초구, 인천 남동구, 대구 중구 등에서 신촌, 동성로 등 번화가에 차례로 1회용컵 모양의 음료수거함을 마련했다. 환경부와 스타벅스도 합작해 1회용컵 수거통을 서울내 4개 자치구에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음료 수거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음료수가 쏟아져 흘러내리면서 보기에 지저분하고 여름철에 파리가 꼬이거나 냄새가 나 오히려 비위생적이라는 지적과 민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환경은 이런 문제에 대해 별도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상시 관리 인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박민영 서울메트로환경 대리는 “음료 수거함에 날파리가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입구에 수시로 물을 끼얹거나 닦도록 청소 매뉴얼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이용객들이 침을 뱉거나 토사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시범 운영 후에 뚜껑을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환경단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현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승강장에 음료 수거함을 설치하는 것은 대중교통 내에서 음료를 마시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며 ‘액체만 투과될 수 있도록 거름망 등을 설치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포장시 용기값 따로 받아야 쓰레기 줄어”
다만 환경단체들은 쓰레기 발생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1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외국은 음식 포장시 용기 값을 따로 받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포장을 하면 할인을 해준다”며 “쓰레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2018년 8월부터 스타벅스가 1회용컵 보증금제도와 비슷한 라떼 부담금(Latte Levy)을 도입했다. 라떼 부담금은 음료를 1회용 용기에 담아서 가져갈 경우 5펜스씩 부과된다. 머그컵이나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은 5펜스를 내지 않아도 되고 25펜스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에 컵 보증금 제도를 실시해 컵 회수율을 5년 만에 36.7%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보증금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미환불 보증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주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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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메트로가 시범적으로 3월 말까지 건대 입구, 경복궁, 서울대 입구, 시청, 신촌에 음료수를 버리는 쓰레기통을 설치했습니다. 이미 이용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남은 음료수를 그대로 버린다면 재활용시 일일히 다 버려야 하니 추가적 비용이 들고 무엇보다 쓰레기통이 지저분해지죠..
좋은 정책을 내놓은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텀블러등을 들고 다닌다면 해결되겠지만 텀블러등을 들고 다닐 사람은 얼마나 될지...
시범사업 후에 보완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행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거기다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도 있으면 정책은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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