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심, 형량 너머의 본질: 핵심 쟁점 배척에 주목하며 다음 재판을 기다릴 때
'계엄 절차적 하자' 지적…지귀연 재판부 영향은?
[앵커]
체포방해 1심 선고로 이제 시선은 다음달 내란재판 1심 선고로 모아지게 됐습니다. 불법수사, 불법영장, 불법체포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주장이 모두 깨졌기 때문에 지귀연 재판부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됐습니다. 계엄 국무회의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을 했고, 따라서 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이 미비하다는 판단도 지귀연 재판부가 이어받게 됐습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공수처엔 내란수사권이 없고 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영장을 발부받은 것도 불법이라고 줄곧 주장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지난 14일) :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체포영장 청구했다는 얘기 들었을 때도 '걔들이 아마 엑시트 플랜, 출구 전략 세우려는 거 아닌가요?' 내란죄 수사권이 없으니까 영장이 기각되면 경찰이나 이렇게 해서 넘기려는 거 아니겠습니까?]
백대현 재판부는 공수처의 수사권도, 서부지법 영장 청구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백대현/부장판사 :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써 수사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거주하였으므로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형사소송법상 토지 관할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저지한 건 심각한 불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대현/부장판사 : 대통령으로서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하여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로 하여금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게 하였는데, 이는 일신의 안위와 사적인 이익을 위하여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한 것입니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 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12.3 비상계엄이 정당성도 지적했습니다.
[백대현/부장판사 : (비상계엄은) 국민의 기본권을 다각도에서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 할 것이므로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오늘 체포방해 1심에서 내란재판에서 내세운 중요한 논리를 기각당했습니다.
[영상취재 정재우 이현일 영상편집 김영석]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번째 선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선고가 난 재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번째 재판 결과입니다.
그 재판의 요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별 공소사실 인정 여부 및 세부 논거
1.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 [일부 유죄]
- 유죄 논거 (7인 장관): 헌법상 계엄 선포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대통령은 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할 의무가 있음. 피고인이 임의로 7명의 장관에게 통지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사유(긴급성, 밀행성)가 인정되지 않는 명백한 심의권 침해임.
- 무죄 논거 (2인 장관): 국토부·산자부 장관은 통지를 받았으나 늦게 도착한 것뿐이므로,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심의권 침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함.
2.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 [작성 유죄 / 행사 무죄]
- 작성 유죄: 12월 7일에 작성·서명했으면서도 마치 12월 3일에 적법한 부서(서명)를 거쳐 계엄이 선포된 것처럼 날짜와 절차를 조작함. 피고인이 이를 인지하고 서명했으므로 고의가 인정됨.
- 행사 무죄: 해당 문서를 외부인이 볼 수 있게 공고하거나 제출하는 등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외부 노출 행위가 없었으므로 행사는 성립하지 않음.
3.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및 공용서류 손상 - [유죄]
- 논거: 조작된 선포문이라 하더라도 대통령 결재가 이루어진 이상 대통령기록물이자 공용서류임. 한덕수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를 파쇄하도록 승인한 것은 공적 기록물을 무단 손상한 범죄에 해당함.
4. 허위 공보 관련 직권남용 - [무죄]
- 논거: 외신 대변인에게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했다"는 허위 PG를 작성하게 한 점은 인정되나, 비서관에게 '사실에 터잡아 업무를 할 의무'가 법령상 명시되어 있지 않음. 상급자인 대통령의 입장을 전파하는 행위 자체가 비서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법리적 판단임.
5.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경호법 위반 교사) - [유죄]
- 논거: 군 사령관들과의 통화 기록을 수사기관이 볼 수 없게 조치하라고 경호처에 지시한 것은, 보안 사고 예방이 목적이 아니라 피고인의 사적 이익(수사 대비)을 위한 것임. 구체적인 삭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지시' 자체로 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가 성립함.
6. 체포·수색영장 집행 저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 [유죄]
- 논거:
- 공수처 수사권 인정: 대통령의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공수처는 적법한 수사권과 관할권을 가짐.
- 영장 적법성: 군사상 비밀 장소라도 피의자 체포를 위한 수색은 책임자 승낙 없이도 가능하며, 설령 승낙이 필요하더라도 국가 중대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한 거부할 수 없음.
- 물리적 저지: 차벽 설치, 인간 스크럼, 위력 순찰 등을 통해 공권력 집행을 막은 것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한 '공적 자산의 사병화'이자 중대한 공무집행방해임.
첫번째 재판결과입니다. 검찰의 구형량인 10년에 비해 그보다 낮은 5년의 형량이 선고되었습니다. 이에 몇몇은 형량이 깎였다며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몇몇은 구형량보다 낮게 나왔다고 재판부를 비난합니다.
1심 결과이기에 항소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남은 재판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하기에 당장에 저 판결로 희비를 보이는건 좋지 않다고 봅니다.
판결문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점
하지만 이번 판결에선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공수처의 수사권,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의 적법성, 비상 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의 절차적 정당성, 계엄령 선포문이 공적 문서이자 대통령기록물인지 여부등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측은 자신의 기소에 대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자신을 기소한 공수처는 내란죄에 수사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했었습니다.
기소를 서부지법에 한 것도 문제삼았습니다. 공수처법에 명시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를 했었어야 한다고 주장을 했었습니다.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대통령관저에서 집행하는 것에 대해 이를 저지하는건 경호법상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이게 모두 이번 재판에서 배척되었습니다.
재판부는 그외 비상 계엄 선포 절차중 하나인 국무회의 소집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회의에는 11명만 참여했는데.. 이에 대해 참여하지 않은 7명은 소집 통보를 하지 않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비상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열려야 하는 국무회의에 대해선 헌법에선 정확히 몇명이 있어야 통과가 된다고 명시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최소 인원으로 정족수 11명이 모이자 회의를 끝내고 비상 계엄을 선포함으로서 참석을 못한 나머지 국무위원들의 계엄선포 및 계엄사령관 임명에 관해 심의할 권리의 행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상 계엄의 엄중함에 따라 국무회의 모두가 참석해서 비상 계엄에 대한 논의를 한 뒤에 선포해야 하는 절차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절차적 문제를 재판부가 인정한 것입니다.
즉.. 12.3 비상 계엄의 정당성을 지적한 법원입니다.
서부지법에서 발부한 영장을 공수처가 가지고 영장 집행을 한 것도 적법한 절차라고 재판부는 밝혔습니다. 더욱이 공수처는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비상 계엄은 정당성을 배척당했고.. 공수처의 수사와 기소등은 모두 인정되는.. 절차적인 부분은 모두 인정된 것입니다. 그것도 법원의 선고를 통해 말이죠.
이 판결의 내용이 중요한 이유
이 판결의 내용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에 진행될 대부분의 재판에 영향을 주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수처는 대통령이 가진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다는 권한을 재확인했습니다. 따라서 공수처의 수사에 대해 더이상 적법성 여부를 따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비상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면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계엄령을 선포하여 계엄군의 이동을 명령한 일련의 과정이 모두 적법성과 정당성이 배척됩니다. 당연히 여기에 참여하여 기소된 모든 이들은 처음부터 불법을 저지른 상태를 시작으로 재판에 임해야 합니다. 일부는 이미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를 하거나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이전보다는 더 높은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선고후 굳은 얼굴로 퇴정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얼굴이 이를 반증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법조인으로서 자신이 받은 선고의 무거움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번째 재판의 선고가 나왔습니다. 이후 연이어 재판이 진행될 것이고 이번 재판을 기반으로.. 주요 주장이 배척된 것을 다른 재판부도 적용하여 판결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에 당장에 검찰 구형량보다 낮게 나왔다고 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측이 좋아할 상황은 아닙니다. 혹여 윤석열 전 대통령측 변호인단중에 구형량보다 낮게 나왔다고 자랑하는 우를 범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들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장한.. 비상 계엄의 적법성. 정당성이 모두 배척된 지금의 시점에선 벼랑끝에 서 있다 판단하여 다음 재판에는 이를 다시 회복할려 필사적인 노력을 하리라 예상합니다
그만큼 이번 재판의 결과는 엄중합니다.
지켜보는 이들에게 필요한건 차분한 기다림
물론.. 몇몇은 비난합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초범이라는 점을 정상참작한 부분을 비난합니다. 비상 계엄.. 내란도 또해야 엄벌에 처할 것이냐는 비난도 나옵니다.
다만 이제 첫번째 재판이기에... 선고된 형량이 낮다고 벌써부터 비난하는건 성급한 처사입니다.
지금 당장은 차분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기분을 가라앉힌 뒤.. 다음 재판에서 재판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그리고 첫번째 선고에서 배척된 사항을 그대로 계승되어 적용하는지 여부를 지켜보는게 윤석열 전 대통령에 관련된 재판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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