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방폐장 보낸 폐기물 5개중 4개 농도분석 엉망" 또 총체적 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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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주 방폐장으로 보낸 방사성 폐기물 2600드럼 중 2111드럼에서 핵종 분석 오류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사이언스 DB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경주 방폐장(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으로 보낸 방사성폐기물 80%가 핵종 농도를 잘못 표기하는 등 관리가 부실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원자력연구원 측이 자진 신고한 945드럼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비록 중저준위 폐기물이고 법적 허용치보다 낮게 나왔지만 폐기물 5개 중 4개꼴로 잘못된 측정이 이뤄진 셈이어서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폐기물  2600드럼에 대한 핵종 분석 결과 약 2111드럼에서 핵종 분석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1일 밝혔다. 원안위는 "측정값을 잘못 써넣거나 유효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자체개발 프로그램에 오류가 나면서 핵종 분석에 오류가 났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내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에 포화되자 2015년부터 해마다 1000드럼씩 경주 방폐장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보낸 방사성 폐기물 드럼은 2600개 이른다. 이 과정에서 핵종 농도를 분석해 표기하게 되는데  방폐물을 관리하고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필수적인 분석 과정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9월 경주 방폐장에 보낸 방사성 폐기물 가운데 945드럼의 핵종 분석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어 원안위에 이런 사실을 자진 보고하고 방사성 폐기물 이송을 중단했다.

원안위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 전체 방폐물 분석 데이터 6만 개를 전수검증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원자력연이 한국수력연구원으로부터 위탁받아 분석을 수행한 원전 방폐물 3465드럼의 분석 데이터도 조사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전수검증과 척도인자 유효성을 재확인하게 하고 검증 내용을 다시 검토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원자력연구원이 2015년 이후 경주 방폐장으로 인도한 방폐물 2600드럼 중 80% 해당하는 2111드럼에 기재한 일부 핵종 농도 정보에서 오류를 발견했다. 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데이터 관리시스템에서 분류 과정에서 1560드럼에 오류가 발견됐다.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확인하는 유효성 검증을 거치지 않아 오류가 발생했음에도 원자력연구원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들의 잘못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분석된 농도값 대신 임의의 값을 적어낸 드럼은 609개에 이르고 계산 수식과 입력 데이터를 잘못 적용한 드럼도 900개가 확인됐다. 원래는 방폐물을 발생한 상황에 따라 분류해 핵종 농도를 분석해야 하지만 이를 임의로 합쳐 한 번에 분석한 드럼도 124개에 이른다. 데이터가 없는 드럼도 64개나 됐다. 이렇게 발견된 총 오류는 3260건으로 하나 이상의 오류가 발생한 드럼은 총 2111개에 이른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이 의뢰한 원전 방폐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3465개 분석 대상 데이터 중 167개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다. 시료를 측정하고 다른 값을 적용한 경우가 64건, 수식과 입력데이터를 잘못 적용한 경우가 79건, 데이터 관리시스템의 오류는 24건이었다.

원자력 폐기물의 농도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핵종 분석은 원자력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지만 이를 처리하는 원자력연구원은 안전 불감증이었다. 원안위는 “원자력연구원이 핵종 분석 업무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체계화된 업무 처리절차와 규정 마련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분석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족하고, 종사자의 교육과 분석과정의 문서화 등이 모두 미흡해 오류가 지속적으로 반복됐다는 것이다. 데이터관리시스템도 자료관리 편리성만 고려해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방폐장이 운영을 시작하면서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해 온 방폐물을 시급하게 처리하다 보니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원칙을 무시하는 문제도 다수 발생했다. 수회 분석이 원칙임에도 임의로 1회만 분석하거나 일반적 품질보증체계를 일부 단계에만 적용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방폐물 핵종분석의 전문기관은 원자력연구원이 거의 유일해 처분 책임이 있는 공단 측도 과정을 검증하거나 결과를 교차검증하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

원안위는 핵종 분석에 오류가 있었으나 안전에는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안위가 오류값을 정정해 비교해보니 원자력연구원 방폐물의 핵종 농도는 경주 방폐장의 처분농도제한치 이내였다. 한수원이 의뢰한 원전 방폐물의 척도인자도 한수원이 사용 중인 값이 안전에 이상이 없는 유효범위 내인 것이 확인됐다.

원안위는 “원자력연구원과 공단 등 관련 기관으로 하여금 철저한 자체 분석을 통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며 “제도적 개선사항에 대한 검토도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안위는 조사결과에 따라 공단에서는 확인된 오류정보를 정정하고 처분방사능량을 재평가하는 후속조치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조사에 따른 원자력안전법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처분과 개선대책은 다음 달 열리는 원안위 전체회의에서 확정된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폐기물을 방폐장으로 옮기는데... 해당 방폐물의 농도분석 및 표기를 잘못기입하고 보관했다 합니다..

그런데 그 갯수가 전체의 80%라 합니다...절반도 훨씬 넘는 양이군요..

해당 방폐물은 저, 중준위 방폐물입니다. 발전소내 저장시설이 포화되어 방폐장으로 옮기고 있는데..이 모양으로 관리를 한다면 이후 고준위 방폐물도 그리 부실관리하지 말란 법 없겠죠..

검사를 어떻게 한건지 오류가 된 폐기물이 전체의 80%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겠죠..

일단 알아냈으니 이제사 다시 정정하겠다지만 언제 다 할 수 있을련지...

이전 오류된 방폐물 정정에 해마다 1000통씩 옮긴다고 하니 아무리 중저준위 방폐물이라고는 하지만 직원들의 건강도 염려되네요..

뭐... 오류를 만든 사람이 직접 정정하러 들어간다면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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