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버팀목' 윤한덕, 평생헌신 병원서 안타까운 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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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책상 앉은채 발견..응급의료체계 구축 주도
이국종 교수 저서에 "출세 무관심..응급의료 몰두"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처)©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응급의료 전용헬기를 도입하고 재난·응급의료상황실과 응급진료정보망 시스템 등을 구축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이 설 전날인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응급환자가 몰리는 설 연휴에도 응급센터를 지키다 돌연사하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설 전날인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윤 센터장은 책상 앞에 앉은 자세였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윤 센터장의 사인은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심장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의의 1차 소견이 나왔다.

윤 센터장의 가족들은 윤 센터장이 평소에도 응급상황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난 주말에도 업무로 바쁜 것으로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갈 예정이었지만, 윤 센터장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아내가 병원 집무실을 찾아간 끝에 발견됐다고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보안 요원들이 새벽에 1시간 단위로 순찰을 하는데, 센터장실에는 평소에도 불이 켜진 경우가 많아 명절 연휴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은 특이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닥터헬기·이동형병원 도입 주도…"응급의료체계 헌신한 인물"

윤 센터장은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모교에 응급의학과가 생긴 1994년 '1호 전공의'로 자원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윤 센터장은 400여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만들었다. 또 응급환자 이송정보 콘텐츠를 개선·보완해 환자 이송의 적절성 및 신속성을 제고하는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등도 추진했다.

특히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병원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 국무총리 표창, 2018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SNS·토론회서 정부·의료계에 쓴소리 윤 센터장은 개인 SNS인 페이스북에도 응급 의료 등 의료계 전반에 대한 소신을 줄곧 밝혀왔다. 시민단체 등이 주최하는 토론회에서는 정부, 의료계를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2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증 응급환자 사망을 줄이기 위한 응급의료체계 리폼 토론회'에서는 "응급의료 문제가 나아질지 생각하면 참담하다. 고령화로 요양병원 증가, 응급실 환자 증가, 진료과 세분화, 근로시간 단축 등 병원 운영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의료 환경을 비판했다.

그는 "시설과 장비, 인력 말고 병원별 역량에 맞는 별도 권역센터 기준이 필요하다"며 "내가 병원장이라도 의사 1명이 응급실 밤샘 진료로 환자 2명을 보는 것보다 외래 환자 200명을 진료하는 것을 택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센터장은 개인 SNS 계정에 지난해 10월부터 총 4편으로 나눠진 '응급구조사 이야기'라는 응급구조사 관련 에피소드 올렸다. 그는 "무엇보다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환자의 편익이 있어야 한다"며 "응급구조사의 의료 전문성을 믿지 못하면 들여다보고 환류하고 교육하는 시스템을 만들든지, 지식과 경험과 숙련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응급구조사제도라도 만들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국종 저서에 '윤한덕' 제목으로 챕터 하나 할애

국내 응급의료계에서 함께 헌신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저서 '골든아워'에 '윤한덕'이라는 제목의 챕터 하나를 할애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외상의료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며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서 평정심을 잘 유지해 나아갔고,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고 평가했다.

윤 센터장의 장례는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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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응급의료체계에 헌신한 만큼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하셨으니 많은 이들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다른 곳도 아닌 일하고 있던 센터장실에서 영면하셨으니 그만큼 자신의 일에 얼마나 열정을 쏟았었는지 후배 의사들도.. 환자들도.. 그리고 환자였던 사람들도 다 알 것입니다.

다만 현재 응급의료계에 지원하는 사람이 적을 뿐더러 국가의 지원도.. 일반시민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인해 의료에 필요한 장비의 부족과 응급환자 후송을 위한 응급헬기의 이착륙이 힘든 현실을 보며 편하게 가시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후 걱정은 후배 의사들에게 맡기시고 그동안 쉬지도 못하고 달려왔으니 이제 그 발걸음은 멈추고 후배들을 지켜보며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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