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재난지원금 20억 부당지급..환수 놓고 정부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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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지난해 지진피해 대응 '주먹구구 행정' 논란

경북 포항시가 2017년과 지난해 발생한 지진 피해로 인한 정부 재난지원금 20억원을 부당 또는 중복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017 11월 15일 5.4 규모의 지진 발생 당시 포항 한동대학교의 피해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14일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11월과 지난해 2월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전파 6039건, 반파 1282건, 소파 5만4139건, 기타 2896건의 사유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시는 정부 지침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전파의 경우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씩 각각 지급했다. 

시는 전체 5만6515건의 피해에 대해 모두 629억76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전달했다. 

재난지원금은 전파와 반파는 건물 소유자에게, 소파는 실제 거주자에게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포항 지진 피해 관련 사유시설에 지급된 재난지원금에 대한 정부 합동감사에서 중복 또는 부당 지급된 사례가 2000여건, 20억4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별로는 실제 거주자 대신 건물 소유자에게 잘못 지급된 것이 1908건에 18억7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복 지급이 83건 8700만원, 상가 건물 등에 잘못 지급된 것이 58건 5600만원, 빈집 29건 27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포항시는 “당시 상황이 촉박해 시간적 여유가 없는 데다 피해 주민들이 워낙 많고 직원들이 충분하게 현장을 확인할 여유가 없어 부당지원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특히 실제 거주자들은 “소유 건물이 아닌 데다 법규정을 잘 몰라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대신 건물 소유자들이 신고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정부지원금이 잘못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행안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포항시에 부당지급된 재난지원금을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지난해 10월 재난지원금 환수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11월과 지난달 잘못 지급된 재난지원금 20억4500만원에 대한 환수처분 통지 등을 완료하고 환수작업에 나섰다. 

주택소유자에게 부당지급된 지원금 환수는 이달 내로 의견청취를 거쳐 다음 달 환수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아파트가 기울고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입구를 경찰이 출입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는 현실적으로 실제 거주자 대신 건물 소유자에게 잘못 지급된 가구당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은 환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2000여명에 가까운 환수 대상자들의 반발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재난지원금을 받은 상당수 소유자가 실제 거주자와 협의를 통해 이미 건물 수리비 등으로 지출했기 때문이다. 

피해 주민 김모(67·포항시 북구 흥해읍)씨는 “지급받은 재난지원금을 집 수리하는 데 다 썼는데 이제 와서 돈을 다시 내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행안부는 포항시에 법령에 따라 잘못 지급된 재난지원금을 환수하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포항시는 고문변호사와 법령해석에 대한 자문을 받고 행안부와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소파 피해자에게 지급된 100만원을 환수하지 않고 실거주자와 소유자가 합의할 경우 수리비에 지출된 서류로 대체토록 해 민원 발생의 소지를 없앨 계획이다.

김남진 포항시 안전관리과장은 “환수가 완료된 재난지원금은 지급을 받지 못한 실거주자에게 지급해 단 한 명이라도 피해를 입은 이재민이 누락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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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이 잘못 지급된 경우라면 당연히 환급되어야 합니다. 포항시의 허술한 집행으로 재난지원금이 가야 할 곳에 가지 않았다면 포항시는 책임지고 환급해야 할 겁니다.

다만 재난지원금이 최종적으로 실거주자의 건물 수리에 모두 들어갔다면 예외로 인정하여 면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행안부도 이를 감안해서 집행명령을 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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