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前사령관 "최선 다했는데 사찰로 단죄"..유서 전문(종합)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정권 '적폐수사' 불만
"복잡한 정치상황 얽혀"..검찰에도 "미안하다"
전역 후 사업 준비했지만, 수사에 부담 느껴와
"수사 자체 힘들어 해..강압 등 있었던 건 아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인 임천영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자필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2018.12.08.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세월호 유가족 동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재수(60) 전 기무사령관의 유서가 8일 공개됐다. 유서 내용에는 현 정권의 이른바 '적폐 수사'를 향한 불만이 담겼다.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 임천영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유서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된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세월호 참사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03.mangusta@newsis.com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했다.
이처럼 이 전 사령관이 '정치 상황'을 거론하고 수사 중인 검찰에게도 "미안하다"는 표현을 쓴 것을 감안하면 그의 원망은 결국 현 정권을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유서는 자필로 작성됐고, 변호인이 타이핑한 버전으로 공개됐다. 임 변호사는 "유서 원문 그대로이며, 한 글자도 빼지 않았다"고 했다. 또 유가족이 기존에 유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억측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사령관은 전날 오후 2시50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13층에서 건물 내 1층 로비로 투신했다. 지인 사무실에 들렀다 나온 길이었다.
임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이 전역 후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이 지인과 사업을 구상 중이었다. 하지만 수사 대상자이다보니 일을 하기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 사령관이 수사를 받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며 "다만 수사를 받을 때 특별히 안 좋은 게(강압 등 비정상적 수사) 있었던 건 아니다"고도 했다.
평소 이 전 사령관이 '모든 것을 안고 간다'는 표현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군인은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지휘관이 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소강원(소장) 전 610부대장, 김병철(준장) 전 310 부대장 등이 구속된 걸 매우 안타까워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기무사 내에 '세월호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유가족 동향을 사찰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5일장으로 진행되며 발인은 11일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인 임천영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2018.12.08.mangusta@newsis.com
다음은 유서 전문.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된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검찰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
가족, 친지 그리고 나를 그동안 성원해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며 용서를 구한다.
군을 사랑했던 선후배 동료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고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60평생 잘 살다 간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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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투신.. 유서 발견
사망하는 순간까지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사실을 부정하였네요.. 죽는 순간까지 억울함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다른 이들이 볼 때는 그게 죄임에도.. 법률상으로도 죄임에도..
결국 생명을 버리고 갔으니 지금에서 고인을 비난하는 건 옳지 않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비난을 하든 칭찬을 하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어갔으니까요..
다만... 저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 새삼 걱정되긴 하네요..
"복잡한 정치상황 얽혀"..검찰에도 "미안하다"
전역 후 사업 준비했지만, 수사에 부담 느껴와
"수사 자체 힘들어 해..강압 등 있었던 건 아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인 임천영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자필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2018.12.08.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세월호 유가족 동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재수(60) 전 기무사령관의 유서가 8일 공개됐다. 유서 내용에는 현 정권의 이른바 '적폐 수사'를 향한 불만이 담겼다.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 임천영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유서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된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세월호 참사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03.mangusta@newsis.com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했다.
이처럼 이 전 사령관이 '정치 상황'을 거론하고 수사 중인 검찰에게도 "미안하다"는 표현을 쓴 것을 감안하면 그의 원망은 결국 현 정권을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유서는 자필로 작성됐고, 변호인이 타이핑한 버전으로 공개됐다. 임 변호사는 "유서 원문 그대로이며, 한 글자도 빼지 않았다"고 했다. 또 유가족이 기존에 유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억측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사령관은 전날 오후 2시50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13층에서 건물 내 1층 로비로 투신했다. 지인 사무실에 들렀다 나온 길이었다.
임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이 전역 후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이 지인과 사업을 구상 중이었다. 하지만 수사 대상자이다보니 일을 하기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 사령관이 수사를 받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며 "다만 수사를 받을 때 특별히 안 좋은 게(강압 등 비정상적 수사) 있었던 건 아니다"고도 했다.
평소 이 전 사령관이 '모든 것을 안고 간다'는 표현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군인은 '공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지휘관이 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소강원(소장) 전 610부대장, 김병철(준장) 전 310 부대장 등이 구속된 걸 매우 안타까워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기무사 내에 '세월호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유가족 동향을 사찰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5일장으로 진행되며 발인은 11일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인 임천영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2018.12.08.mangusta@newsis.com
다음은 유서 전문.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된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검찰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
가족, 친지 그리고 나를 그동안 성원해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며 용서를 구한다.
군을 사랑했던 선후배 동료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고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60평생 잘 살다 간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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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투신.. 유서 발견
사망하는 순간까지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사실을 부정하였네요.. 죽는 순간까지 억울함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다른 이들이 볼 때는 그게 죄임에도.. 법률상으로도 죄임에도..
결국 생명을 버리고 갔으니 지금에서 고인을 비난하는 건 옳지 않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비난을 하든 칭찬을 하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어갔으니까요..
다만... 저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 새삼 걱정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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