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지뢰' 가로수 은행, 먹어도 괜찮을까?
https://news.v.daum.net/v/20181013090037862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4&aid=0004107728
은행나무, 구린내 때문에 외면받지만 알고 보면 장점 많은 유실수
공해·병해충에 강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력 좋고 산소 배출량도 높아
추위·더위도 잘 이겨내고 관리하기도 편해 많이 심어
서울시, 은행나무 악취 해결 위해 기동반 운영.. 바닥에 떨어진 은행 채취 가능
여의도에 심어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도심 공해 및 병해충에 강하고 먹을 수도 있는 등 알고 보면 장점이 많은 나무다. /사진=이혁 기자
# 지난 주말 A(34)씨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춤(?)을 췄다. 은행을 밟아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냄새는 어찌나 독하게 나는지 닦아도 없어지질 않았다. A씨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은행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은행나무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가로수 길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주지만 은행 열매는 으깨지면 악취를 풍겨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악취 때문에 사람들은 코를 막거나, 인도를 벗어나 차도에서 걷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은행나무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좋은 인상보다 코를 힘들게 하는 나쁜 인상으로 인식되며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악취 때문에 최근 5년간 5,300여 그루가 제거됐다. 여기에 투입된 세금은 총 57억 9천만원이며, 한 그루당 평균 108만원이 투입됐다. 가을철마다 반복되는 은행나무 악취 민원에 해결책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 도심 공해·병해충에 강한 은행나무,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도 뛰어나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11만 1,791그루로 시내 가로수의 약 36%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12,488그루)가 가장 많았으며, 강남구(8,014그루), 노원구(6,511그루), 영등포구(6,079그루), 강동구(5,734그루), 양천구(5,628그루) 순이었다.
은행나무가 많은 이유는 도심 공해에 강하고, 유실수 (먹을 수 있거나 유용한 열매가 열리는 나무)로 산소 배출량이 다른 수종의 5~6배 높아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추위와 더위를 잘 이겨내고 병해충에도 강하며 가뭄에도 잘 자란다.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은행나무는 물들면 노란 단풍이 예쁘고 관리하기도 편하다”며 “그늘도 제공해 가로수로 쓰기에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 암나무에서만 열매 열어.. 악취 원인은 빌로볼과 은행산
은행은 암나무에서만 열리는데 악취를 내뿜는 이유는 겉껍질을 감싸고 있는 빌로볼과 은행산 때문이다. 수나무를 심으면 악취를 해결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열매가 열려야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밖에 없었다. 은행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기까지 최소 15년~최대 30년이 걸린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1년에 은행잎을 이용해 암수를 식별하는 ‘DNA 성 감별법’을 개발했다. 1년생 이하의 어린 은행나무도 암수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어 악취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나무는 그늘을 제공하고 더위와 추위를 잘 견뎌낸다. 예전에 비해 바닥도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 /사진=이혁 기자
■ 악취 해결 위해 조기 채취 등 기동반 운영
최근 3년간 서울시에 접수된 은행 열매 악취에 대한 민원 건수는 2015년 322건, 2016년 342건, 2017년 9월 기준 190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은행 열매 때문에 냄새가 나서 불편한 건 알지만 시민들이 가을에만 조금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조기 채취에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은행 악취 해결을 위해 매년 2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치구별로 은행 열매 채취 기동반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공무원 50명, 현장 인력 431명 등 27개 기동반을 편성해 운영 중이다. 또한, 조기 낙과를 유도하거나 받침대도 설치해 시민들이 마음껏 가져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은 한 그루에 100만원 가량 교체 비용이 들고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과제로 진행 중이지만 다 바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서울시는 타 지자체와 달리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심는 사업은 민원 해소 및 시민 불편 경감 차원에서 보행 밀도가 높은 지역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며 “연 200주 정도 시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바닥에 떨어진 은행 채취 가능.. 먹어도 괜찮아”
시에서 은행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공해에 노출됐기 때문에 먹기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 먹어도 괜찮을까?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매년 보건환경연구원에 은행 열매 안전검사를 하는데 이제까지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라며 “안전하기 때문에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바닥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무를 흔들거나 열매를 따기 위해 가지를 부러뜨리는 등 인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공해·병해충에 강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력 좋고 산소 배출량도 높아
추위·더위도 잘 이겨내고 관리하기도 편해 많이 심어
서울시, 은행나무 악취 해결 위해 기동반 운영.. 바닥에 떨어진 은행 채취 가능
여의도에 심어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도심 공해 및 병해충에 강하고 먹을 수도 있는 등 알고 보면 장점이 많은 나무다. /사진=이혁 기자
# 지난 주말 A(34)씨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춤(?)을 췄다. 은행을 밟아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냄새는 어찌나 독하게 나는지 닦아도 없어지질 않았다. A씨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은행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은행나무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가로수 길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주지만 은행 열매는 으깨지면 악취를 풍겨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악취 때문에 사람들은 코를 막거나, 인도를 벗어나 차도에서 걷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은행나무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좋은 인상보다 코를 힘들게 하는 나쁜 인상으로 인식되며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악취 때문에 최근 5년간 5,300여 그루가 제거됐다. 여기에 투입된 세금은 총 57억 9천만원이며, 한 그루당 평균 108만원이 투입됐다. 가을철마다 반복되는 은행나무 악취 민원에 해결책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 도심 공해·병해충에 강한 은행나무,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도 뛰어나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11만 1,791그루로 시내 가로수의 약 36%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12,488그루)가 가장 많았으며, 강남구(8,014그루), 노원구(6,511그루), 영등포구(6,079그루), 강동구(5,734그루), 양천구(5,628그루) 순이었다.
은행나무가 많은 이유는 도심 공해에 강하고, 유실수 (먹을 수 있거나 유용한 열매가 열리는 나무)로 산소 배출량이 다른 수종의 5~6배 높아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추위와 더위를 잘 이겨내고 병해충에도 강하며 가뭄에도 잘 자란다.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은행나무는 물들면 노란 단풍이 예쁘고 관리하기도 편하다”며 “그늘도 제공해 가로수로 쓰기에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 암나무에서만 열매 열어.. 악취 원인은 빌로볼과 은행산
은행은 암나무에서만 열리는데 악취를 내뿜는 이유는 겉껍질을 감싸고 있는 빌로볼과 은행산 때문이다. 수나무를 심으면 악취를 해결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열매가 열려야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밖에 없었다. 은행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기까지 최소 15년~최대 30년이 걸린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1년에 은행잎을 이용해 암수를 식별하는 ‘DNA 성 감별법’을 개발했다. 1년생 이하의 어린 은행나무도 암수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어 악취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나무는 그늘을 제공하고 더위와 추위를 잘 견뎌낸다. 예전에 비해 바닥도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 /사진=이혁 기자
■ 악취 해결 위해 조기 채취 등 기동반 운영
최근 3년간 서울시에 접수된 은행 열매 악취에 대한 민원 건수는 2015년 322건, 2016년 342건, 2017년 9월 기준 190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은행 열매 때문에 냄새가 나서 불편한 건 알지만 시민들이 가을에만 조금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조기 채취에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은행 악취 해결을 위해 매년 2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치구별로 은행 열매 채취 기동반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공무원 50명, 현장 인력 431명 등 27개 기동반을 편성해 운영 중이다. 또한, 조기 낙과를 유도하거나 받침대도 설치해 시민들이 마음껏 가져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은 한 그루에 100만원 가량 교체 비용이 들고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과제로 진행 중이지만 다 바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서울시는 타 지자체와 달리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심는 사업은 민원 해소 및 시민 불편 경감 차원에서 보행 밀도가 높은 지역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며 “연 200주 정도 시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바닥에 떨어진 은행 채취 가능.. 먹어도 괜찮아”
시에서 은행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공해에 노출됐기 때문에 먹기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 먹어도 괜찮을까?
서울시청 조경 관리팀 관계자는 “매년 보건환경연구원에 은행 열매 안전검사를 하는데 이제까지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라며 “안전하기 때문에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바닥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무를 흔들거나 열매를 따기 위해 가지를 부러뜨리는 등 인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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