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승차거부인가? 승차거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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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거부가 많은 택시회사를 퇴출시키겠다."

서울시가 예고했던 행정처분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택시회사 '퇴출'까지는 아닙니다. 승차거부를 많이 한 택시회사 22곳에 운행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합니다. 총 60일간 택시 730대를 운행할 수 없습니다. 이걸 한꺼번에 시행하면 택시가 갑자기 줄어서 불편할 수 있으니까, 기간을 나눠서 운행정지합니다. 이번 달 5개 회사 186대를 시작으로, 4월에 190대, 6월에 180대, 8월에 174대, 이렇게 2달 간격으로 합니다.

일반 승객이 승차거부를 당했다고 신고해도, 사실 처분율이 높지는 않습니다. 10%를 겨우 넘깁니다. 영상이든, 음성이든, 증거를 확보하는 것도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100명이 승차거부 당했다고 신고할 경우, 승차거부로 확인돼 실제로 행정처분 하는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지난해 9월까지도 10%를 약간 넘겼습니다. 이건 원래 구청에서 하던 건데, 2018년부터는 서울시가 행정처분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택시를 잡으려고 할 때, 이게 승차거부인지 아닌지, 사실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쉽게 일어나는 여러 경우들이 과연 승차거부에 해당하는지, 서울시 담당자에게 문의했습니다.




● 누가 봐도 '승차거부'인 경우

"OO동이요!" 승객이 행선지를 외칩니다. 사실, 외치지 말고 그냥 타는 게 맞죠. 하지만 승차거부에 익숙해진 승객들은 갈지 말지, 택시기사에게 결정을 맡기기도 합니다.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택시기사들도 있고요. 일부 택시기사는 행선지를 듣고도 아무 말 없이, 그냥 가버리기도 합니다. 어떨 땐 승객이 택시 문을 열려고 해도, 안 열리기도 하죠. 아예 문을 잠가놓는 겁니다. 모두 '승차거부'에 해당합니다. 국토교통부의 '승차거부 단속 매뉴얼'에 따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런 행위는 알고 보면 '승차거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부릅니다. 차가 배정됐고, 화면에는 택시 이동 경로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 없이 배정이 취소되거나, 안 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건 승객과 택시가 마주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애매한데, 서울시는 '승차거부'에 해당한다고 답했습니다. 국토부 단속 매뉴얼에도, 배차된 차량이 오다가 전화를 걸어와, 못 간다고 핑계를 대는 것도 '승차거부'라고 되어 있습니다.

승차거부가 꼭 '승객을 태우지 않는 행위'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승객을 태우고 잘 가다가, 목적지 근처에서도 승차거부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차 돌려 나오기 힘들다고 골목길을 들어가지 않는 경우입니다. 택시 기사님 사정 고려해서, 보통 알겠습니다 하고 내리는 손님도 많을 텐데, 이것도 사실 승차거부입니다. 택시가 물리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길이 아니면, 승객이 원할 때는 계속 운행해야 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지금 내가 들은 말이 승차거부인가 아닌가, 더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택시 기사님이 친절하실 때 그렇겠죠. 택시를 탔는데 "내리라"고는 안 합니다. 다만 "반대쪽이 더 빠릅니다"라고, 기사님이 무척 친절하게 알려줄 수 있겠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니까, 승객이 승차거부로 신고까지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승차거부라고 합니다. 택시는 레일 위를 달리는 열차가 아니니까, 돌아가야 한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기사님이 "길을 잘 모른다"면서, 출발 안 하고 뜸을 들이는 것도 승차거부에 해당합니다. 내비게이션을 켜면 되니까요.



● 알고 보니, 승차거부가 '아닌' 경우

분명히 못 태운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승차거부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택시라는 게 개인택시든, 법인택시든, '사업구역'이라는 게 있습니다. 서울 택시는 서울에서만, 인천 택시는 인천에서만 운행하는 것이죠. 그런데 서울 택시가 손님을 태우고 인천에 내려줬는데, 승차거부하면 안 된다고, 또 인천 손님을 태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서울에 못 돌아가니까요. 그래서 인천에서 '서울 택시'는 손님 안 태워도 되고, 서울에서 '인천 택시' 또한 손님 안 태워도 됩니다. 승차거부 아닙니다. 택시 사업구역은 택시 천장 '표시등'에 쓰여 있습니다. '서울' 이렇게 도시 이름으로 적혀 있습니다.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서울은 '광명시'와 통합 사업구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서울 어디서 택시를 타든 "광명 KTX역 가주세요"라고 하면, 가야 합니다. 광명 말고 서울과 인접한 다른 시는 모두 서울과 별개의 사업구역입니다. 서울 택시가 광명 이외에 다른 곳 못 간다고 하는 것은 승차거부가 아닙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과천시, 멀지 않은 거리인데, 택시가 못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택시가, 만취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승객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 만취한 승객이 말을 안 하고, 스마트폰에 자기 주소를 찍어서 택시기사한테 보여준다거나, 목적지를 메모한 종이를 건넨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승차를 거부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목적지를 건넸다고는 하지만 도중에 잠을 잘 수도 있고, 특히 여성 승객이 혼자 탈 경우에는 잠을 깨우다가 성추행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만취'란, 목적지를 말하지 못하거나, 혼자 걷기도 힘들 정도의 상태를 뜻합니다. 참, 만취했어도, 취하지 않은 동승자가 같이 탈 때는 승차거부하면 안 됩니다.




● 승차거부인가, 승차거부가 아닌가, 여전히 애매한 경우들

법인택시는 '교대' 시간이 있습니다. 차고지로 들어가는 시간이죠. 교대할 때는 '교대시간 표지판'을 택시 앞 유리창에 끼워 넣을 수 있는데, "교대해야 한다", "차고지로 가야 한다"면서 승객을 태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건 실제로 교대하러 차고지로 들어간 것인지, 승차거부 목적으로 핑계를 댄 것인지, 승객 입장에선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 서울시에 신고하면, 담당자가 '택시운행정보시스템'의 동선을 확인해서, 해당 차량이 '1시간' 안에 실제로 차고지로 들어갔다면 승차거부에 해당하지 않고, 계속 다른 승객을 태우면서 영업했다면 승차거부로 판단합니다.

택시기사가 여러 호출앱 가운데 장거리 승객을 골라서 태우는 것도 애매합니다. 택시기사가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의 경우 장거리 승객을 고르는 것은 승객 입장에서 부당하긴 하지만, 단순히 콜을 수락하지 않은 행위를 승차거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일단 콜을 수락했으면, 뒤늦게 장거리 콜이 왔더라도, 이미 콜을 수락한 손님을 태워야 합니다. 운전자에게 혐오감을 주는 물건이나 많은 짐을 갖고 탈 때도 승차거부를 할 수 있기는 한데, '혐오감'이나 '많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신고는 서울시 다산콜센터 120으로 하는 것도 되지만, 승차거부 신고 메일 taxi120@seoul.go.kr 주소로 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박세용 기자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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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의 승차거부가 인정되는 사례입니다. 지금도 승차거부가 간간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게 승차거부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례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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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승차전 행선지를 물어보거나 묻는 경우(탑승하고 가면 상관없지만 그대로 가면 승차거부)

어플로 택시를 불렀는데 오지 않거나 취소가 된 경우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지 않고 다른 탑승구를 안내하는 경우

법인택시가 차고지로 간다 밝혀놓고 1시간내로 가지 않은 상태 혹은 다른 승객을 태워 영업을 한 경우

콜이 들어와 수락을 했는데 이후 장거리 콜을 받기 위해 이전 콜을 취소하거나 가지 않은 경우

목적지 근처에서 물리적으로 들어갈 수 있음에도 택시 운전자의 판단으로 더 못간다 거부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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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택시 단속에 대한 징계가 지자체에서 서울시로 다시 돌아와 결국 법인택시회사가 운행정지를 명령받았습니다. 앞으로 승차거부가 더 줄어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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