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판사 경력' 유해용 변호사는 왜 증거를 인멸했을까?

https://news.v.daum.net/v/20180911141603454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 관련 구속 사유 됨에도
검찰에 한 약속 깨고 반출한 재판자료 무더기 폐기
"대법원 재판 얼마나 심각했기에 구속까지 감내하려 하나"

[한겨레]
11일 오전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맨왼쪽)이 검찰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유 전 연구관은 대법원 재판 기밀자료를 반출한 뒤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된 사이 자료를 파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왜 그랬을까. 지난 10일 유해용(52·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가 자신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시절 작성해 퇴직(지난 2월) 때 들고나온 대법원 재판자료들을 무더기로 폐기했다. 그는 해당 자료들을 없애지 않겠다고 지난 5일 검찰에 서약서까지 썼다. 향후 수사·재판 과정에서 불리해짐은 물론 ‘거짓말쟁이’라는 오명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25년 판사 경력의 프로’ 유 변호사는 어떤 계산을 한 걸까.
11일 법조계에서는 이런 돌발 행동은 자기 증거를 없앤 일로 ‘증거인멸죄’로는 처벌이 어려울 수 있지만, 유 변호사에게 적용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과 관련한 구속영장 청구 사유로는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변호사를 잘 아는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자기 증거가 일부만 포함돼도 증거인멸죄가 안 된다는 판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면서도 “자기 증거인멸은 죄가 안 된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에 다른 후폭풍은 생각 못 하고 (유 변호사가) 한순간 큰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유 변호사가 소지하고 있던 대법원 재판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들은 머쓱한 상황에 돼 버렸다. “자료 반출은 죄가 안 된다”며 두 차례나 강제수사에 제동을 걸었는데, 문제의 증거들을 인멸함으로써 ‘피의자’ 유 변호사 스스로 해당 자료들이 ‘감춰야 할 만한 범죄 단서’라는 사실을 시인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유 변호사가 파기한 문건들을 확인해야 한다는 검찰의 명분은 더 커졌고, 그간 이 문건들을 보관하고 있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막은 법원의 명분을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검찰 유 변호사의 재판자료 반출 혐의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건 지난 7일이고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이 영장을 기각한 건 10일이다. 압수수색 영장을 나흘이나 쥐고 있었던 점, 더욱이 박 부장판사가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유 변호사 밑에서 일했다는 점 등 때문에 영장 단계에서 ‘사심’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욱이 청구 당일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피의자(유 변호사)와 전화 연락을 했다는 점도 ‘법원이 검찰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는 요소다. 유 변호사가 지난 10일 후배인 현직 법관들에게 “법원에 근무할 때 습관처럼 작성·저장했던 자료들 중 일부를 추억 삼아 가지고 나온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돌린 점으로 미뤄 법원 내부에 검찰 수사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도대체 유 변호사가 반출한 자료들이 무엇이길래 ‘구속 가능성’까지 감내했는지, 자료의 내용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채윤씨 특허소송 관련 대법원 재판자료를 청와대에 건넨 의혹과 관련해 유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검찰이 확인했으나 확보하지 못한 문건은 수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 △강제징용 사건 △전교조 관련 소송 △박채윤씨 특허소송 등등이 포함돼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이 재판을 매개로 서로의 잇속을 챙긴 것으로 의심되는 재판들이다. 각각의 재판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낱낱이 확인돼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 실린다. 서울지역 한 변호사는 “재판 과정이 얼마나 심각하면 ‘프로 중의 프로’인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가 불리한 정황에도 저렇게 증거인멸까지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법원 협조 없이는 이번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규명 수사는 단계마다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유 변호사의 공무상기밀누설 혐의 입증을 위해선 해당 문건이 공무상 기밀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법원행정처의 협조나 서울중앙지법의 영장 발부가 필수적이다. 한 감칠 간부는 “법원이 자료도 가지고 있고 영장 발부에 재판까지 하기 때문에 포커로 치면, 검찰은 지금 패 7장 중에 6장(4장만 까는 것이 룰)쯤 까고 승부를 겨루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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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죄가 안된다.. 필요없다.. 그리고 증거인멸될 우려 없다.. 그러더만 결국 증거가 무더기 폐기... 이제 어쩔 껍니까? 또 압수수색 영장 나오면 이젠 증거가 모두 폐기되어 더이상 압수수색 해봐야 증거 안나올테니 기각한다.. 할껍니까?
그렇게 제식구 감싸기를 하더만 결국 결과는 저꼴.. 대한민국 판사들은 썩었다는 것을 몸소 스스로 보여주었으니 이에대한 책임을 지시길.. 안그럼 석궁화살이 날라갈테니...
하긴 뭐 들어올때부터 썩기 시작했으니 멀쩡한 판사가 얼마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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