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건설을 반대한다면, 탄천물재생센터는 정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오세훈 “공공주택, 용산공원보다 탄천 물재생센터가 낫다”
서론 — 두 개의 부지를 비교하면서 생긴 의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주택건설에 반대하면서, 그 대안으로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주택과 피지컬 AI·R&D 단지를 조성하자는 역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면 기존 부지의 절반 정도를 주거시설로 활용할 수 있고, 이곳에서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또한 이 제안이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2년 전부터 마스터플랜을 만들었고 관련 용역도 진행했으며, 현재 민간사업자 적격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주장을 접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닌데, 과연 실제 이전과 그 이후의 부지 활용까지 충분히 검토한 뒤 나온 제안일까?
탄천물재생센터는 서울 동남권뿐만 아니라 경기 일부 지역의 하수까지 처리하는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입니다.
따라서 이곳을 주거지로 전환하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 하수처리시설을 어디로 옮길 것인가?”
이 질문에서부터 탄천물재생센터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의 현대화와 이전 자체는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발언 때문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과거부터 이미 이전과 현대화가 검토되어 왔고, 현재도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조금 달라집니다.
탄천물재생센터의 이전사업과 그 부지에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은 과연 같은 문제로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이 문제를 검토하다 보니 오히려 용산공원에 대해서도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오염된 용산공원은 언제까지 현재 상태로 둘 것인가?”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두 부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1.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대안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주택건설에 반대하면서 탄천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를 주거 및 산업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가 제시한 구상에는 주택뿐만 아니라 피지컬 AI와 R&D 단지를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기존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서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 구상이 급조된 것이 아니라 이미 2년 전부터 마스터플랜을 마련했고, 관련 용역도 끝났으며 현재 민간사업자 적격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 주장을 단순히 정치적인 발언이라고만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사전 검토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탄천물재생센터가 어떤 시설인지부터 살펴봤습니다.
2. 탄천물재생센터는 단순한 개발부지가 아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일반적인 공공부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2011년 당시 보도에 따르면 탄천물재생센터는 강동구와 송파구 전역, 강남구와 서초구 일부, 그리고 경기 하남시와 과천시 일부 지역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뉴스 : 기획-탄천물재생센터를 가다
당시 기사에서는 하루 110만t 규모의 시설에서 90만t을 고도처리하는 내용도 확인됩니다.
2023년 보도에서도 강남·강동·송파·서초뿐 아니라 하남과 과천 일대의 하수를 처리하며 하루 90만t 규모의 처리시설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자료의 시점과 시설 구성에 따라 용량 표현에는 차이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100만t 전후의 대규모 하수처리 기능을 담당해 온 시설이라는 것입니다.
필자는 과거 이 시설과 관련된 입찰 과정에서 80만t급이 아닌 100만t급 규모를 기준으로 검토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이 경험은 공개자료와는 구분해서 봐야 하겠지만, 이전시설을 검토할 때 단순히 현재의 명목상 처리용량만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하수처리시설은 한 번 건설하면 수십 년 동안 사용하는 기반시설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시설을 건설한다면 현재의 처리량뿐 아니라 향후 수요와 시설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은 단순히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다른 곳에 같은 크기의 시설을 하나 짓는 문제가 아닙니다.
3. 탄천물재생센터를 옮긴다면 어디로 옮길 것인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등장합니다.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한다.”
말만 들으면 간단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탄천물재생센터가 담당하는 하수처리구역과 차집관거, 유입수의 고도차, 처리시설 규모, 방류체계 등을 모두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2023년 보도를 보면 탄천물재생센터의 현대화·이전 방안은 이미 당시부터 검토되고 있었습니다.
참고뉴스 : 서울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시동 건다
당시 A컨소시엄이 서울시에 민간투자사업을 제안했고, 탄천을 따라 하류 방향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왜 하필 하류 방향이었을까요?
탄천의 상류 방향에는 성남시와 하남시 지역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탄천을 따라 이전한다”는 표현을 단순히 탄천 주변 어느 곳으로나 이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하류 방향으로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존 하수처리체계와 지자체 경계, 입지조건 등을 고려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하수처리시설은 장래 수요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필자가 과거 100만t급 규모를 검토했던 경험까지 고려하면, 새로운 이전시설 역시 단순히 현재 시설 규모만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계획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현재 100만t 전후의 대규모 하수처리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을 어디로 옮길 것인가?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곳까지 기존 하수를 어떻게 보내며, 해당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그 이전을 받아들일 것인가?
이 문제까지 해결되어야 비로소 기존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논의가 가능합니다.
4. 서울시 주변에서 실제 이전부지를 찾는다면
이전부지를 생각하면서 주변의 여러 가능성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경기장 지하에 하수처리장을 넣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잠실은 한강과 탄천에 가까운 지역이고, 집중호우와 한강 수위 상승 등 방재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경기장 부지 자체를 완전히 재편하여 새로운 시설을 건설한다는 개념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즉,
“종합운동장 지하에 하수처리장을 넣는다.”
와
“종합운동장 부지를 완전히 재편하여 새로운 처리시설을 건설한다.”
는 전혀 다른 검토가 필요합니다.
대모산이나 구룡산 방향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지를 절토하여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을 만든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수처리시설은 지형을 이용한 자연유하가 중요한 시설입니다.
높은 지대로 시설을 옮기면 대규모 펌핑시설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력사용량과 유지관리비, 펌프시설, 비상전원, 관로, 침수와 역류 방지시설 등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 서울시 내부에서 현재와 같은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을 수용하면서 기존 처리계통까지 유지할 수 있는 부지는 많지 않습니다.
서울시 밖으로 나간다면 더 복잡해집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그 시설을 받아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면 된다”는 말과 “실제로 이전할 부지가 확보되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5.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의 제안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여기서는 오세훈 시장의 주장을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런 이전계획도 없는데 탄천물재생센터를 갑자기 끌어왔다.”
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의 현대화와 이전은 이미 과거부터 검토되어 왔고, 현재 서울시도 이전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문제라고 보는 것은 이전 자체가 아닙니다.
문제는 다음 단계입니다.
탄천물재생센터의 현대화·이전사업과 그 부지에 1만 가구 이상의 주택 및 피지컬 AI·R&D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같은 수준으로 검토됐느냐는 것입니다.
이 둘은 별개의 사업입니다.
하수처리시설을 현대화하고 이전하는 것은 기반시설 사업입니다.
반면 기존 부지에 대규모 주택과 산업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도시개발사업입니다.
따라서 이전사업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 부지의 주택개발까지 자동으로 타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부분이 오세훈 시장의 역제안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탄천물재생센터를 옮길 수 있다”와 “옮긴 뒤 그 자리에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는 서로 다른 주장입니다.
6.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이 반대한 용산공원은 어떤가
이제 용산공원으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용산공원 주택건설에 반대하면서 공원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중요한 공간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공원의 가치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용산공원은 일반적인 공원과 다릅니다.
과거 주한미군이 장기간 사용했던 반환부지이고, 토양오염이라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개발하지 않고 공원으로 보존하면 된다.”
라고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원으로 남겨놓더라도 오염된 토양에 대한 관리와 정화 문제는 계속 남기 때문입니다.
7.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주택건설
현재 정부는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법적인 문제도 있고, 공원으로서의 기능과 도시계획 문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토양오염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 부분에서 정부의 정책을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을 건설하려면 해당 부지를 그냥 놔둘 수 없습니다.
토양을 조사해야 하고, 필요한 구역은 개토해야 하며, 오염토가 발견된다면 정화해야 합니다.
결국 주택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양정화가 필수적인 공정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주택을 짓는 구역만 정화할 것인가?
아니면,
주택건설을 계기로 용산공원 전체를 정화할 것인가?
저는 후자가 훨씬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8. 정작 중요한 질문 — 오염된 용산공원은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가
용산공원의 토양오염 문제를 생각하면 저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오염된 토양은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가?”
현재 복토 등을 통한 노출 저감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오염토 자체가 제거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오염물질의 종류에 따라 토양에 고정되어 있는 정도와 이동성은 다릅니다.
강우가 발생하면 토양 내부의 물질 이동과 용출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고, 지하수 흐름과 주변 환경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저는
“용산공원의 오염물질이 반드시 지하수를 거쳐 한강까지 오염시킨다.”
라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실제 조사결과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복토는 오염토 자체를 제거한 것이 아니며, 장기간 환경관리가 필요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공원으로 보존하는 경우에도 결국 지속적인 관리비용과 정화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9. 오히려 정부의 개발계획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서 제 생각은 오세훈 시장의 반대 논리와 조금 다릅니다.
정부가 용산공원에 주택을 건설하려 한다면, 저는 그것을 단순히 막는 것보다 오히려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조건을 붙이는 것입니다.
“주택을 건설하려면 해당 구역만 정화하지 말고 용산공원 전체의 토양정화를 국가가 책임져라.”
이렇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대규모 반환부지의 토양을 전부 조사하고 굴착하고 정화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서울시 사업으로 처리하기보다 국가가 추진하는 대규모 주택공급사업과 연계하여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것이 서울시가 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주택건설을 허용하는 대신 용산공원 전체의 토양정화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10. 실제로 오염토를 정화할 기술은 있는가
그렇다면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용산공원 전체를 정말 정화할 수 있는가?”
이번에 현대건설이 공개한 토양정화 기술 자료를 확인하면서 이 부분도 살펴봤습니다.
참고링크 : [현대건설 백과사전 vol. 12] 버려진 땅을 되살리는 마법, 토양 정화 기술
현대건설은 국내외 여러 대규모 오염부지에서 토양정화사업을 수행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장항제련소에서는 비소와 같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토양을 굴착한 뒤 토양세척공법을 적용했습니다.
캠프마켓에서는 다이옥신 오염토를 대상으로 열탈착과 열산화 공정을 적용했고, 이후 유류와 중금속으로 오염된 대규모 토양에는 토양세척공법을 적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즉 국내에서도 이미
오염토 굴착 → 오염물질별 정화 → 정화토 회수 및 재활용
이라는 대규모 정화공정이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용산공원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용산공원의 오염물질 종류와 농도, 오염 깊이, 토질, 지하수 상태 등을 먼저 조사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토양세척을 사용할 수도 있고, 열탈착이나 다른 정화공법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용산공원 전체를 무조건 전면 개토해야 한다”고 미리 결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기술적으로 대규모 오염토를 굴착하고 정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닙니다.
11. 제가 제안하는 방법 — 주택건설과 공원 전체 정화를 동시에 진행하자
그렇다면 저는 조금 다른 방식의 개발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용산공원의 일부에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첫 번째 단계 — 주거시설 건설구역을 정합니다
정부가 실제로 주택을 공급할 구역을 먼저 확정합니다.
두 번째 단계 — 해당 구역부터 조사하고 개토합니다
주택건설에 필요한 터파기를 진행하면서 토양을 조사하고 오염토를 회수합니다.
세 번째 단계 — 오염토를 정화합니다
오염물질의 성질에 맞춰 토양세척이나 열탈착 등의 적절한 공법을 적용합니다.
네 번째 단계 — 정화가 완료된 구역부터 건설합니다
정화가 끝난 구역에서는 기초공사와 건축공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다섯 번째 단계 — 정화 인력과 장비를 공원 전체로 확대합니다
주거지 정화작업이 끝난 이후에는 해당 정화시설과 장비, 인력 가운데 일부를 다른 공원 구역의 정화작업으로 전환합니다.
여섯 번째 단계 — 주택건설과 공원 전체 정화를 병렬화합니다
결과적으로
주택건설
과
공원 전체 토양정화
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주택이 들어서는 곳만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택건설을 계기로 용산공원 전체의 토양환경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12. 결론 — 중요한 것은 개발 여부만이 아니다
이번 문제를 검토하면서 처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장부터 살펴봤습니다.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주택을 공급하자는 제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탄천물재생센터를 살펴보니 단순한 개발부지가 아니었습니다.
현재도 서울 동남권과 경기 일부 지역의 하수를 처리하는 대규모 기반시설이고, 과거 자료를 보면 100만t 전후의 처리능력을 다뤄온 시설입니다.
더욱이 이전 자체도 과거부터 검토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탄천물재생센터의 이전과 그 부지에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하수처리시설을 실제로 어디로 이전할 것인지, 기존 처리구역의 하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이전지역의 지자체와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이전 이후 주택개발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가 모두 필요합니다.
반면 용산공원은 전혀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토양오염입니다.
공원으로 보존한다고 해서 오염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복토는 노출을 줄이는 관리수단일 수 있지만 오염토 자체를 제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저는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지을 것인가 말 것인가?”
만을 논쟁할 것이 아니라,
“용산공원을 어떻게 정화하여 미래세대에게 돌려줄 것인가?”
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용산공원 내 주거시설 건설에 조건부로 찬성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주택건설을 위해 정화하는 곳만 정화해서는 안 됩니다.
주거시설 건설을 시작으로 용산공원 전체의 토양을 조사하고, 필요한 곳은 개토하여 정화해야 합니다.
주거지 정화가 끝나면 일부 인력과 장비를 공원 다른 구역으로 전환하고, 주택건설과 공원 전체 토양정화를 병렬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정부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대규모 오염부지를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은 주택공급과 함께 보다 안전한 공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환경단체 역시 무조건 개발을 반대하는 대신,
“개발을 하려면 공원 전체를 정화하라.”
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택을 짓느냐, 공원을 보존하느냐의 단순한 이분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염된 땅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과, 개발을 계기로 그 땅을 정화하여 미래세대에게 돌려주는 것 중 어느 쪽이 정말 미래세대를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용산공원의 주택건설을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대규모 토양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번 문제를 검토하면서 내린 결론입니다. 서울 내 주거시설의 확충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미래세대에 남길 자원을 현재 세대가 모두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래세대에게 남겨야 할 자원이라면, 적어도 오염된 상태가 아닌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물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절충안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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