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1.6조 원을 투입한 AI 학습데이터, 이제는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관리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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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1.6조 쏟아부었는데… AI 학습데이터 부실·중복 구멍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부와 공공기관도 AI 학습용 데이터를 대규모로 구축해 왔습니다. 그런데 9년 동안 1조6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국가 AI 학습용 데이터 사업에서 데이터 중복 구축과 품질관리 부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일부 데이터가 잘못 만들어졌다는 수준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와 유사한 데이터를 다른 기관이 다시 구축한 사례가 있었고, 별도로 구축된 데이터에서도 AI 학습에 필요한 정보가 누락되거나 실제 이미지와 파일명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문제는 단순한 오류 수정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공공데이터를 만들고 관리하는 전체 과정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사안으로 판단됩니다.

1. 보도에서 확인된 문제

감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7년부터 1조6328억여 원을 들여 국가 AI 개발지원 플랫폼인 AI허브에 공개 중인 AI 학습용 데이터 908종과 국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26곳이 별도로 구축한 데이터 313종을 분석한 감사 결과를 2026년 8월 12일 공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관별로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와 유사한 데이터를 다시 구축한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도로공사의 야생동물 학습데이터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2022년 로드킬 예방을 위해 구축한 야생동물 12종의 학습용 데이터 6만 장 가운데 42%, 약 2만5000장이 2021년 과기부가 생산한 데이터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전 서구가 지난해 구축한 생활폐기물 데이터 9000장 가운데 58%, 약 5200장도 과기부가 5년 전에 만든 데이터와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과기부와 개별 기관들이 데이터 구축계획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같은 기간에 유사한 데이터를 별도로 구축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과기부가 2021~2023년 알약·구강·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3종을 구축하는 데 233억 원을 들였는데, 같은 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3개 기관도 8억4000만 원을 들여 비슷한 데이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중복 구축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2025년에 한국도로공사가 구축한 도로주행 폐쇄회로(CC)TV 학습데이터셋에서는 AI가 학습 대상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어노테이션 정보에 차량별 위치정보가 누락됐습니다. 기사에서는 이 때문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 용도로 활용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2020년에 구축한 대형폐기물 학습데이터에서는 박스나 탁자 이미지의 파일명이 '가방'으로 지정되는 등 전체 2303장 가운데 538장, 23.4%가 파일명과 실제 이미지가 달랐습니다.

 

즉,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유사한 데이터를 다시 구축한 문제와, 구축한 데이터가 실제 활용 목적에 적합한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 것입니다.

2. 이번 문제의 본질은 '데이터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이번 보도를 보면서 먼저 확인할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공공데이터 관리제도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닙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한 제공체계가 있고, 행정안전부가 공공기관의 데이터베이스 표준화 지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에는 구축·운영 단계의 표준화 관리, 공통표준용어, 메타데이터, 점검 및 조치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문제를 단순히 "정부에 데이터 관리 기준이 없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핵심은 각 기관의 데이터 구축과 관리가 국가 전체의 데이터 체계 안에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한 기관에서는 이미 데이터를 만들어 놓았지만 다른 기관이 그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유사한 데이터를 다시 만들 수 있고, 새로운 데이터의 항목이나 의미가 기존 데이터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기관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는 제도에서 이러한 요소를 다루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이번 감사 결과를 보면 기존 제도가 기관 간 데이터 구축계획의 조정과 실제 데이터의 중복·관계 검증까지 충분히 연결되도록 작동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에는 공공데이터를 단순히 기관별로 공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3. '같은 데이터'인지보다 '어떤 관계인가'가 중요하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다루는 데이터는 모두 같은 형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데이터에는 도로의 선형과 좌표, 노선번호, 구간 등의 공간정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반면 로드킬 데이터에는 발생 지점 좌표와 발생일, 동물 종류, 연도별 발생건수 등의 정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둘은 동일한 데이터가 아니지만 서로 연결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데이터 관리에서 단순히

"이 데이터는 기존 데이터와 같은가?"

 

라고만 묻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보다

"이 데이터는 기존 데이터와 어떤 관계인가?"

 

를 확인해야 합니다.

 

완전히 동일한 데이터인지, 일부가 중복되는지, 기존 데이터의 가공본인지, 서로 다른 데이터지만 같은 공간이나 객체를 가리키는지 등을 구별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계가 정리되어 있어야 AI가 서로 다른 기관의 데이터를 결합할 때 같은 자료를 여러 번 사용하는 오류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의 정확한 공간정보와 로드킬 발생지점·발생건수 데이터가 있다면, 두 데이터는 서로 다른 자료이지만 차량의 위험구간 사전경고와 같은 AI 서비스에서 함께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단순히 좌표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느 도로의 어느 방향인지, 좌표의 정확도가 어느 정도인지, 발생건수의 집계기간은 언제인지, 해당 자료가 얼마나 최근까지 갱신됐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공공데이터가 차량 안전과 같은 실제 시스템에 사용된다면 데이터가 존재하는지보다 안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4.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기 전에 한 번 더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관이 데이터를 만든 뒤 곧바로 공개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관에서 원자료 생산

공공데이터 통합처리 과정

기존 데이터와 중복·유사성 검사

항목 및 ID 확인

데이터 품질검증

데이터 간 관계 확인

기관 담당자의 사실관계 검토

기관별 목적에 맞는 공개용 데이터 변환

공공데이터포털 및 API 공개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원자료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AI가 원자료를 직접 덮어쓰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AI는 원자료를 분석하고, 중복·오류·관계 등을 찾아내며, 필요한 변환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안전합니다.

5. 기존 데이터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데이터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이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구축해 놓은 과거 데이터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CCTV 어노테이션 누락이나 파일명과 이미지의 불일치는 기존 데이터가 실제 내용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여기서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데이터라면 AI가 실제 이미지를 분석한 뒤 기존 라벨이나 파일명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기존 데이터: 차량 없음
AI 분석: 차량 발견

 

또는

파일명: 가방
이미지 분석: 박스

 

처럼 서로 다른 부분만 찾아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CVAT는 Ground Truth와 기존 어노테이션을 비교해 품질을 평가하고 검토 대상의 문제를 찾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FiftyOne 역시 기존 Ground Truth와 AI의 객체탐지 결과를 비교해 누락된 어노테이션, 잘못된 라벨, 위치가 잘못된 어노테이션 등이 의심되는 항목을 찾아 별도로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문제는 "검증기술이 존재하느냐"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공공 AI 데이터의 전수 재검증 체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AI가 판단한 결과를 곧바로 정답으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AI의 판단과 인간의 판단이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는 다음과 같은 목록만 만들어주는 방식이 적절합니다.

검수 대상
기존 데이터
AI 분석 결과
불일치 내용
AI 판단 신뢰도
원본 확인 위치

 

그 이후 사람이 원본을 직접 확인하고 수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즉,

 

AI 검사 → 불일치 목록 생성 → 인간 검토 → 인간 수정 → 재검사

 

라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AI의 오판이 원자료를 직접 훼손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6. 이미 존재하는 메타데이터 도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체계를 새로 만든다고 해서 모든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미 데이터 카탈로그와 메타데이터 관리 분야에는 상당한 수준의 도구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DataHub는 데이터 카탈로그를 통해 데이터 탐색, 메타데이터 관리, 데이터 계보(lineage), 데이터 프로파일링 등을 제공하며, AI를 이용한 설명 생성과 메타데이터 보강, 품질 모니터링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를 그대로 국가 공공데이터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부기관마다 다른 업무체계, 국가 공통 식별자, 공공데이터 표준, 행정적 책임관계 등을 추가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공데이터용 메타데이터 수집·관리·계보·품질관리라는 기술 자체를 처음부터 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국가가 새로 구축해야 할 핵심은 기존 기술 위에

국가 공통 식별체계 + 기관별 데이터 프로파일 + 공공데이터 품질 기준 + 기관 간 관계 관리 + 행정적 승인체계

 

를 결합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7. 데이터마다 같은 변환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의 데이터는 그 성격이 서로 다릅니다.

 

고속도로 데이터는 지도와 좌표가 핵심일 수 있고, 로드킬 데이터는 발생 지점과 시간, 발생건수가 핵심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형식으로 억지로 맞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방식은 국가 공통 메타데이터 체계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서 기관별로 최적화된 변환도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1차적으로 모든 데이터셋과 항목을 식별할 수 있도록 공통 체계를 마련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셋 ID, 생산기관 ID, 필드 ID, 생성일, 갱신일, 데이터 유형, 단위, 좌표체계, 버전, 원본 여부 등의 기본 정보를 공통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기관이 다른 기관의 모든 업무용 ID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관은 자기 업무에 필요한 항목과 ID를 중심으로 변환할 수 있고, 기관 간 데이터 관계는 중앙의 메타데이터 체계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즉, 기관 내부의 데이터 체계국가 공통 메타데이터 체계를 분리하되, 양쪽을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8. 국가 공통 식별은 먼저, 기관별 최적화는 그 다음이다

이 부분은 이번 감사 결과를 생각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각 기관이 자기 업무에 맞춰 항목을 판단하고 ID를 부여한 뒤 그대로 공개하면, 다른 기관에서 사실상 같은 의미를 가진 항목이 또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국가 차원에서 1차적으로 데이터셋과 항목을 식별하고 기존 항목과의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이후에 각 기관이 자기 업무에 맞게 세부 항목과 변환 방식을 최적화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정리하면,

 

국가 공통 1차 식별

기존 데이터와 중복·유사·관계 확인

기관별 의미 확인

기관별 최적화 변환

국가 체계와 재연결

 

이라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국가가 모든 기관의 업무적 의미까지 대신 정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관이 사용해 온 전문적인 의미는 기관 전문가가 설명해야 합니다.

 

다만 그 항목이 국가 전체에서 무엇과 동일하고 무엇과 다른지 확인하는 기본 틀은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9. 신규 항목은 기관이 마음대로 국가 ID를 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든 항목이 처음부터 국가적으로 정의되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기관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체계에는 없는 항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기관이 곧바로 국가 공통 ID를 부여하는 방식보다는 신규 항목 등록 요청을 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기관은 먼저 기존 국가 항목을 검색합니다.

 

AI가 기존 항목과 비교해

기존 항목과 높은 유사성이 있음
기존 항목으로 대체 가능성 있음
기존 항목과 의미가 다름

 

등의 결과를 제시합니다.

 

기존 항목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기관이 신규 항목 등록을 요청하고, 중앙 관리조직이 신규성·정의·범용성·기존 항목과의 관계를 검토한 뒤 국가 공통 ID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관 내부에서 사용하기 위한 내부 ID까지 중앙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기관 내부 ID는 기관이 관리하고, 여러 기관이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는 국가 공통 ID만 중앙에서 관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관 내부 업무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전체에서 같은 의미의 항목이 서로 다른 ID로 계속 만들어지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10. 행정안전부 중심의 통합정비 조직이 필요하다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이 다시 자기 자리에서 자기 데이터만 관리하는 방식보다는, 한시적으로라도 기관의 전문가를 한곳에 모으는 통합정비 조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등과 같은 장소에 공공데이터 통합정비 조직을 두고 각 기관에서 데이터 담당자와 분야별 전문가를 파견하는 방식입니다.

 

이 조직에서는 기존 데이터를 한꺼번에 비교하면서

  • 중복 데이터 확인
  • 기존 데이터와의 관계 분석
  • 항목 및 ID 정비
  • 메타데이터 정리
  • 품질검증
  • 오류 데이터 선별
  • AI 활용을 위한 구조화
  • 공개 데이터 재정비

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조직의 목적은 각 기관의 데이터를 빼앗아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자료에 대한 책임은 생산기관에 남기고, 국가 차원의 기준·관계·품질을 공동으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현재 행정안전부가 공공기관 데이터베이스 표준화와 공공데이터 품질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상시적인 국가 조정 기능의 중심에 행정안전부를 두는 것은 제도적 연계성 측면에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11. 왜 한시적 대규모 조직이 적절한가

이번 문제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데이터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영구적인 대규모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 동안 대규모 인력을 한곳에 모아 기존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정비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과거 데이터의 대규모 정비가 끝나면 파견 인력은 원소속기관으로 돌아가 다시 본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대신 소수의 상시 운영인력은 남겨야 합니다.

 

이 역할은 행정안전부 소속 인력을 중심으로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합니다.

 

상시조직은 공통 표준, 데이터 품질, 신규 데이터 구축계획, 중복 여부, 국가 공통 ID 및 데이터 간 관계에 대한 관리체계를 유지합니다.

 

즉,

 

한시적 대규모 정비조직 → 과거 데이터 정상화

 

행정안전부 중심 상시조직 → 미래 데이터 관리

 

라는 이중 구조입니다.

12. AI는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의 역할도 두 가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AI를 이용한 분석입니다.

 

담당자가 데이터를 제공하면 AI가 데이터 구조를 분석하고, 메타데이터를 생성하고, 중복 가능성을 찾고, 품질 문제를 찾아내며, 변환안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API를 이용하는 AI입니다.

 

새로운 데이터가 등록되는 순간 API를 통해 AI가 자동으로 기존 데이터를 검색하고, 중복 가능성을 검사하며, 표준 형식과 품질을 점검하고, 이상 데이터가 발견되면 담당자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두 방식은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일반 AI는 복잡한 분석과 사람의 판단을 돕는 역할, API 기반 AI는 대량의 반복적인 검사와 상시적인 감시 역할을 맡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중요한 원칙은 같습니다.

 

AI가 최종적으로 데이터를 임의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확인할 수 있도록 검토 대상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13. 이 기술은 실제 활용 단계에서도 중요하다

공공데이터를 정비하는 목적은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실제로 AI와 기업, 연구기관,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일정한 속도로 차량을 운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공공데이터를 이용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의 정확한 공간정보와 로드킬 발생지점, 발생건수, 교통정보, 기상정보 등을 결합해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에게 야생동물 충돌 위험을 사전 경고하고, 필요한 경우 감속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공공데이터의 좌표가 실제 도로와 정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상·하행 방향이 구별되는지, 데이터가 언제 수집된 것인지, 발생건수의 집계범위가 무엇인지 등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데이터가 공개됐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차량의 안전 판단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데이터의 공간 정확도, 최신성, 갱신주기, 출처, 수집방식, 적용 가능한 용도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일반 참고용
분석용
AI 학습용
실시간 서비스용
안전 관련 의사결정 보조용

 

등으로 용도별 신뢰성과 제한사항을 표시하는 체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공공데이터를 단순히 "좋은 데이터/나쁜 데이터"로 구분하는 것과 다른 문제입니다. 같은 데이터도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4. 결국 필요한 것은 두 가지가 아니라 네 가지다

이번 보도를 처음 검토하면서는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공공데이터 관리체계의 점검과 재편입니다.

 

둘째는 기존 공공데이터의 재검증과 재정비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여기에 두 가지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14-1. 관리체계의 재편

누가 데이터를 만들고, 누가 조정하며, 누가 국가 기준을 관리할 것인지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14-2. 기존 데이터의 재검증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가 실제 현실이나 데이터가 표현하는 대상과 일치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14-3. 신규 데이터 구축의 사전조정

새로운 데이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같은 데이터나 유사한 데이터가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14-4. 정비 이후의 상시관리

한 번 정비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올 때마다 기존 데이터와의 관계와 품질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가 함께 작동해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15. AI 시대의 공공데이터는 '공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금까지 공공데이터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그 기준을 한 단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파일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그 데이터가 무엇인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졌는지, 다른 데이터와 어떤 관계인지, 언제 갱신됐는지, 어느 정도의 품질인지까지 알아야 합니다.

 

결국 앞으로의 공공데이터는

데이터의 식별 → 품질검증 → 관계 정립 → 표준화 → 공개 → 지속적인 관리

 

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공공데이터 표준화와 메타데이터, 품질관리 제도는 이미 존재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이러한 각각의 기능을 별도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공개되고 활용되는 순간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6.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데이터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먼저다

이번 감사 결과는 단순히 "정부가 데이터를 잘못 만들었다"는 문제로만 볼 사안은 아닙니다.

 

이미 있는 데이터를 확인하지 않은 채 유사한 데이터를 다시 구축한 문제와, 구축한 데이터의 품질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문제가 함께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앞으로 AI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미 만들어 놓은 데이터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서로 중복되지 않게 연결하며, 실제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다시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1조6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사업에서 중복과 품질 문제가 확인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행정상의 실수로만 볼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데이터를 생산하는 기관 중심의 관리에서 데이터 전체를 연결하고 검증하는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로 한 단계 발전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AI가 공공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첫 단계는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데이터를 제대로 구별하고, 검증하고, 연결하는 것일 것입니다.

참고자료

[2026.2.공개] 「AI 데이터 품질관리 가이드라인 v4.0」

 

정부가 AI 데이터의 품질관리와 관련하여 제시한 기준과 관리체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참고링크 : [2026.2.공개] 'AI 데이터 품질관리 가이드라인 v4.0'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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