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당대표의 '전자투표' 비판, 무엇이 문제인가
장동혁, 李 ‘재외국민 전자투표’ 언급에 “대통령이 할 말 아냐”
1. 장동혁 당대표 페이스북 내용 정리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외국민 투표 개선 방안으로 전자투표를 언급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국민 참정권조차 빼앗아 간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다."
- "국민들은 지금의 선거제도도 믿지 못하고 있다."
- "선관위의 전산 조작까지 드러난 마당이다."
- "전자투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같다."
-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도입했던 전자투표도 폐지하고 있다."
- "영국·프랑스·캐나다·스위스·스웨덴·타이완 모두 수개표로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
- "사전투표를 폐지하고 완전한 수개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즉, 이재명 대통령의 전자투표 언급을 계기로 전자투표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최종적으로는 사전투표 폐지와 완전한 수개표를 주장한 것입니다.
2.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 발언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재외국민들과 만나 투표 참여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투표소를 늘리는 방법도 있겠고, 우편투표를 도입하는 방법도 있고, 좀 더 안전성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전자투표를 하든지."
이 발언은 재외국민 투표 편의를 위한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전자투표를 조건부로 언급한 것입니다.
즉,
- 전자투표를 즉시 도입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며,
- "안전성이 확실히 보장된다면"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한 정책 검토 수준의 발언입니다.
참고뉴스 : 샌프란 교민 만난 이 대통령 “투표 문제 체계적 개선책 마련하겠다”
3. 장동혁 대표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1) 독일 사례
독일이 현재 전자투표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2009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선거의 공개성과 국민의 검증 가능성을 이유로 당시 사용하던 전자투표기의 사용을 사실상 중단하게 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만 이는 당시 사용된 전자투표기의 검증 가능성에 관한 판단이지, 모든 형태의 전자적 선거 시스템을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2)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두 전자투표를 폐지했다?
사실과 다릅니다.
국가마다 선거제도는 매우 다양하게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 종이투표와 수개표를 기본으로 하는 국가도 있고,
- 종이투표 후 광학판독기를 사용하는 국가도 있으며,
- 재외국민에 한해 인터넷투표를 허용하는 국가도 있습니다.
- 에스토니아처럼 전국 단위 인터넷투표를 시행하는 국가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전자투표를 폐지하고 있다."
라는 표현은 실제보다 지나치게 일반화한 설명입니다.
(3) 모두 수개표로 신뢰를 담보한다?
이 역시 정확한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 종이투표
- 전자판독
- 수검표
- 재검표
등을 혼합하여 운영하는 국가가 많습니다.
즉,
"모두 수개표로 신뢰를 담보한다."
는 표현은 각국의 다양한 운영 방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4) "선관위의 전산 조작이 드러났다"
이 표현은 보다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수사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방선거 당시 일부 선관위 직원들이 실시간 투표율 입력 과정에서 오입력을 즉시 정정하지 않고, 여러 투표소에 분산 입력한 뒤 다음 시간대 입력값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치를 맞춘 혐의에 대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압수수색과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부 메신저에서 상부 보고 없이 임의로 수정하자는 취지의 대화가 확보됐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선거관리의 투명성과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입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실시간 투표율 입력 및 관리 과정에 대한 허위 입력·임의 수정 혐의가 수사되고 있는 것과 최종 선거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합니다.
즉,
"전산조작이 드러났다."
는 표현이 실시간 투표율 입력 과정에서의 허위 입력과 임의 수정을 의미한다면 일정 부분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선거 결과 조작이 확인되었다는 의미로 단정하는 것은 별도의 입증이 필요한 주장입니다.
참고뉴스 : [단독] 선관위 ‘투표율 조작’ 압수수색…“수백→수천 입력 뒤 조작”
참고뉴스 : 투표율 입력 '제멋대로'‥선관위 전방위 압수수색
4. 맥락 혼동에 따른 글의 문제
이 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자투표, 전자개표(전산 집계), 수개표라는 서로 다른 개념을 하나의 논리 안에서 연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자투표는
투표를 어떻게 하는가
에 관한 개념입니다.
전자개표 또는 전산 집계는
투표 결과를 어떻게 집계하는가
에 관한 개념입니다.
수개표는
개표를 어떻게 하는가
에 관한 개념입니다.
즉,
- 전자투표 ↔ 종이투표
- 전자개표 ↔ 수개표
처럼 각각 비교해야 하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는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도입했던 전자투표도 폐지하고 있다."
라고 한 뒤,
"모두 수개표로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
라고 연결합니다.
이어
"선관위의 전산 조작"
을 언급하고,
마지막에는
"완전한 수개표"
를 주장합니다.
즉,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전자투표를 비판하면서, 중간에는 전산 집계 방식을 문제 삼고, 결론에서는 수개표를 주장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 투표 방식,
- 전산 집계 방식,
- 개표 방식
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개념이 하나의 논리처럼 연결됩니다.
이러한 서술은 독자가
전자투표와 전자개표, 수개표가 동일한 문제를 다루는 개념
이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을 높입니다.
정책 토론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결론
장동혁 당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자투표 언급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 글을 게시했습니다.
그러나 글의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전자투표(투표 방식), 전산 집계, 수개표(개표 방식)를 하나의 논리 안에서 연결하고 있어, 서로 다른 개념을 혼용한 것으로 읽힙니다. 이 때문에 독자는 전자투표와 전자개표, 수개표를 동일한 문제로 이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제시한 일부 사례, 예를 들어 독일의 전자투표기 사용 중단 사례 자체는 사실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민주주의 선진국들이 모두 전자투표를 폐지했다", "모두 수개표로 신뢰를 담보한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실제 각국의 다양한 선거제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설명입니다. 사실 일부를 근거로 전체 경향을 단정하거나 서로 다른 제도를 하나의 흐름처럼 연결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실제보다 단순한 인상을 줄 수 있으며, 오해를 낳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장 대표의 다음 발언입니다.
"국민 참정권조차 빼앗아 간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다."
이 표현은 정치적 비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상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행정부와 독립된 헌법기관입니다. 선거관리와 선거 집행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휘·감독 대상이 아니므로, 이 발언은 그러한 헌법상 권한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정치적 책임을 직접 연결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한편, 선관위의 실시간 투표율 입력 과정에서 허위 입력과 임의 수정, 분산 입력 방식 등이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입니다. 만약 수사 결과 이러한 행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선거관리의 투명성과 국민 신뢰를 훼손한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시간 투표율 입력 과정의 위법 여부와 최종 선거 결과 조작 여부는 서로 다른 문제이며, 이를 동일한 사실인 것처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책적 견해를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수개표 확대를 주장하는 것 역시 정책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사실 일부를 일반화하거나, 가능성과 확정된 사실을 혼동하거나, 서로 다른 제도와 개념을 하나의 논리로 연결한다면 독자는 잘못된 맥락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러한 방식은 사실 일부를 이용해 독자가 특정한 결론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가짜뉴스 화법'에서 자주 나타나는 논증 방식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정당의 대표는 개인 정치인보다 더 큰 공적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습니다. 당대표의 발언은 개인 의견을 넘어 정당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실과 의견, 의혹과 확정된 사실, 가능성과 입증된 사실, 투표 방식과 개표 방식처럼 서로 다른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설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정당에 당대표 대변인과 원내대표 대변인이 별도로 존재하는 이유 역시 이러한 책임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표의 발언은 그 무게만큼 더욱 정확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정치적 비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신뢰를 얻는 비판은 정확한 사실관계와 제도적 맥락을 충실히 전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정치인이라면 더욱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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