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논란, 본질과 동떨어진 정치적 연결은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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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국가 치안 시스템 붕괴 참담해"


제주에서 경찰관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찰의 실종사건 대응체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 경찰관의 허위보고 의혹이 제기된 실종자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제주경찰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5월 실종된 장미란 씨는 8월 24일 실종 신고 접수 104일 만에 제주시 한림읍 인근에서 추정 시신이 발견됐고, 앞서 60대 남성 실종자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두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A경장에 대해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담당 경찰관이 야간 근무 중 접수한 실종신고를 사실상 혼자 처리하고 종결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후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A경장은 약 1년 5개월간 실종팀에서 근무하면서 모두 298건의 실종신고를 처리·종결한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은 이 가운데 추가적인 허위 종결이나 부실한 조치가 있었는지를 전수점검하고 있습니다.

 

참고뉴스 : “더 있을까”…‘제주 허위종결’ 경찰, 1년여간 298건 종결 처리했다

 

저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경찰관의 일탈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담당 경찰관 한 명의 허위보고가 사건 종결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 기존 실종사건 처리체계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두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청 폐지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경찰 수사권 집중 문제를 함께 제기했습니다.

 

저는 이 연결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고소·고발 사건의 불송치나 검찰의 보완수사 여부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경찰에 접수된 실종신고를 경찰이 어떻게 처리하고 종결했는가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논의해야 할 것은 우리 사회의 실종사건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경찰이 실종자의 가족들에게 충분한 조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허위보고나 부실한 종결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충분한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당 정치인이 정권과 여당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비판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이번 나경원 의원의 주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1.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논란은 무엇이었나

2026년 5월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 씨 사건에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이 실종자의 안전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장 씨는 5월 12일 밤 숙소를 나선 뒤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고, 경찰에는 5월 15일 실종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값 등을 토대로 주변을 수색했지만 이후 사건이 종결됐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경장이 장 씨와 직접 통화하거나 대면해 안전을 확인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통화했다는 취지의 보고 역시 실제 통신기록과 맞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더구나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장 씨 관련 정보가 삭제된 정황까지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부분 역시 사건 처리 과정의 일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종결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CCTV 영상 등이 보존기간 경과로 삭제되어 장 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CCTV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삭제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초동수색과 확인이 지연되는 동안 보존기간이 지나 수사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8월 24일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앞서 다른 60대 남성 실종자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A경장이 야간 근무 때 실종신고를 접수했다는 공통점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매우 단순합니다.

 

실종신고가 접수됐을 때 경찰은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으며, 어떤 근거로 사건을 종결했는가?

 

이것이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2. 나경원 의원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해석했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을 단순한 경찰관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았습니다.

 

나 의원은 이를 국가 치안 시스템의 붕괴라고 규정하면서 검찰청 폐지와 검찰수사권 완전박탈, 경찰 수사권 집중 문제를 함께 제기했습니다.

 

주장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경찰 권력에 대한 견제가 약화된다는 주장입니다.

나 의원은 검찰청 폐지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이 수사와 종결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고, 거대한 경찰 권력에 대한 견제가 약화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추진되는 형사사법제도 개편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가 삭제되고, 10월 2일부터 새로운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계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개정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장치는 남아 있습니다.

둘째, 검찰 수사권을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 의원은 경찰의 사건조작·허위종결·부실수사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전면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실종·아동·성폭력 등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건에 대해서라도 검찰 보완수사권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셋째, 경찰의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경찰이 다른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허위 종결 여부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경찰이 경찰을 조사하는 이른바 '셀프 조사'라고 비판하면서 감사원 감사나 국회 국정조사 등 외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넷째, 실종사건 처리절차 자체에 대한 개선안도 제시했습니다.

이 부분은 오히려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나 의원은

  • 대면 확인
  • 통화기록·위치정보·현장 사진 등 객관적 증빙
  • 관리자 승인
  • 신고자의 재수사 청구
  • 이의가 있을 경우 상급기관의 의무적 재검토
  • 성인 실종자의 법적 지위 명확화
  • 초동조치·수색 의무·종결요건의 법률 명시

등을 제안했습니다.

 

따라서 나 의원의 글을 단순히 검찰 수사권 복원 주장만 담은 글이라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종사건 처리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주장이 하나의 사건에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입니다.


3. 이번 사건의 본질은 경찰의 실종신고 처리였습니다

이번 사건을 나경원 의원의 정치적 주장과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 내용을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입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고소나 고발로 시작된 형사사건이 아닙니다.

 

행방불명된 사람에 대한 실종신고입니다.

 

따라서 사건의 최초 단계에서 경찰이 해야 할 일은 형사사건의 수사결과를 검찰에 송치하고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는 과정이 아니라, 실종자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수색과 구조에 나서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판단할 때는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관은 무엇을 확인했습니까?

실종자와 실제로 연락했습니까?

대면 확인을 했습니까?

위치정보를 확인했습니까?

필요한 수색을 했습니까?

종결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있었습니까?

담당 경찰관의 보고를 다른 경찰관이 검증했습니까?

 

이번 사건은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사건입니다.


4. 왜 검찰 보완수사권과 연결하는 것은 성급한가

나경원 의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경찰의 수사·종결 권한 집중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경찰에 대한 견제 약화

국민 안전망 약화

 

문제는 이 논리가 이번 제주 사건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논리로는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찰의 종결 권한은 이번 개정으로 처음 생긴 것이 아닙니다

경찰은 이전부터 수사한 사건을 일정한 절차에 따라 종결해 왔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형사사건의 수사결과에 대한 경찰의 종결이 아니라 실종신고의 처리 및 해제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두고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기 때문에 경찰이 사건을 종결할 수 있게 됐다.

 

라고 설명하는 것은 사건의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은 보완수사권이 존재하던 시기에 발생했습니다

문제가 된 실종신고는 5월과 7월에 접수·종결됐습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포함한 새로운 형사소송법 체계는 10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허위 종결이 10월 2일 이후의 제도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기존 제도 아래에서도 경찰 내부의 허위보고와 부실한 종결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할 단계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뒤 경찰관이 실제로 실종자를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면, 그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개입할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즉,

경찰이 실종신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문제

 

검찰이 경찰의 형사사건 수사결과를 보완할 수 있는가

 

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향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형사사법체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충분히 논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 실종사건을 그 제도의 문제를 입증하는 직접적인 사례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5.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더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종신고는 우리 주변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연간 실종신고가 12만 건에 이르는 현실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되어 왔습니다.

 

참고뉴스 : [기획특집] 연간 실종 신고 12만 건 시대, '골든타임' 확보 위한 국가적 대책 절실

 

또한 조선일보가 8월 24일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성인 실종 신고 7만814건 가운데 7만591건, 즉 99.7%가 경찰의 본격적인 수색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이 통계 자체가 경찰이 잘못 처리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많은 경우 실종자가 스스로 귀가하거나 경찰의 연락으로 소재가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인 실종을 경험적으로 '별일 없는 가출이나 연락두절'로 보는 관행이 생길 경우 실제 위험에 처한 실종자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뉴스 : 성인 실종 99%는 별 문제 없이 마무리… 통계·경험 믿고 안일한 경찰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얼마나 많이 종결했는가가 아니라, 종결하기 전에 정말 필요한 확인을 모두 했는가?

 

그리고 종결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다시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가족의 입장에서 실종은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고, 직접 거리를 돌아다니고, 경찰에 계속 문의하며, 때로는 자신의 몸이 버티는 한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실종사건에 대한 국가의 대응은 단순히 “대부분 안전하게 돌아온다”는 통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6. 경찰이 내놓은 보완책은 무엇인가

이번 사건 이후 경찰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자체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담당 경찰관이 실종사건을 전산상 혼자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관리자 승인 절차입니다.

 

기존에도 팀장이나 과장 등의 검토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있었지만,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상 최종적인 실종 해제는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경찰은 이 부분을 개선해 담당자가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하는 이중 확인체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시스템 개선이 완료되기 전까지 수기 결재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A경장이 담당했던 298건에 대해서는 전수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역시 각 시·도 경찰청에 종결·미종결 실종사건 현황을 점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는 분명 필요한 조치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가장 직접적인 구조적 문제 가운데 하나가 담당 경찰관 한 명의 판단과 입력으로 사건 종결이 가능했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충분한지는 별도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7. 관리자 승인만으로 충분한가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와 통화했다.”

 

라고 허위로 보고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관리자가 담당자의 보고만 믿고 승인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관리자가 승인하도록 만드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실종자와 통화했다면 통화기록을 확인하고, 위치정보를 확인했다면 그 확인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며, 대면 확인을 했다면 확인 내용을 객관적으로 남기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즉,

담당자의 말을 관리자가 믿는 구조

 

에서

담당자의 말을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관리자가 검증하는 구조

 

로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경원 의원이 제시한 통화기록·위치정보·현장 사진 등의 객관적 증빙 확보 방안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는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검찰 보완수사권의 문제와는 별개의 실종사건 처리체계 개선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8. 야간 당직 문제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두 실종신고가 모두 A경장의 야간 근무 중 접수됐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야간 당직 상황에서 담당자에게 판단이 지나치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야간에 접수된 실종사건은 낮이 될 때까지 절대로 종결하지 못하게 한다.”

 

라고 규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야간이라도 경찰이 실종자와 직접 통화하여 신원과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위치를 확인하며, 그 과정의 객관적인 자료까지 확보했다면 초동조치를 완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간 실종신고 접수

실종자 신원·안전 확인

필요한 초동조치 및 수색

통화기록·위치정보 등 객관적 자료 확보

종결 요청

주간 근무시간에 다른 담당자 또는 관리자 교차검증

최종 종결

 

야간의 초동조치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종결 단계에서 교차검증을 추가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9. 담당자와 검증자를 분리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또 하나의 문제는 한 명의 경찰관이 신고 접수부터 처리와 종결까지 상당한 범위를 혼자 담당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A경장은 실종팀 근무 기간 동안 298건의 실종신고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그 가운데 허위보고나 부실한 조치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가능하다면

사건을 처리한 경찰관과 최종적으로 종결을 검증하는 경찰관을 분리하는 방식

 

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 접수된 사건은 다음 근무시간에 다른 담당자나 관리자가 사건기록과 객관적 증빙자료를 다시 확인한다면 허위보고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여기에 종결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부 사건을 별도 부서에서 표본 점검하는 방법까지 더한다면 더욱 강한 내부통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 관계자 및 전문가 사이에서도 종결 사건에 대한 제3부서 표본점검이나 일정 기간 후 안전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10. 실종신고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의 재검토 절차도 필요합니다

사건을 종결하는 순간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이나 신고자가

“실종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의 종결 판단에 문제가 있다.”

 

라고 판단한다면 다시 검토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신고자의 이의 제기 → 상급기관 또는 별도 담당자의 재검토 → 종결 근거 및 객관적 자료 확인 → 필요할 경우 수색 재개

 

와 같은 절차를 명확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역시 중요한 부분은 검찰이 아니라 경찰 내부의 실종사건 재검토 체계입니다.

 

이번 사건은 형사사건의 불송치와 검찰의 보완수사 문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1. 그렇다면 나경원 의원이 제기했어야 할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저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경원 의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싶었다면, 오히려 실종사건 대응체계 자체를 정치적 쟁점으로 삼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연간 수많은 실종신고가 발생하는데 국가의 실종 대응체계는 충분한가?

성인 실종자를 단순한 가출이나 연락두절로 판단하는 관행은 없는가?

경찰이 실종신고를 종결하기 위한 기준은 충분히 엄격한가?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했다는 경찰의 보고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은 있는가?

야간 당직자가 접수한 실종사건을 다른 경찰관이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종결된 실종사건을 사후적으로 표본검사하는 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실종자의 가족이 경찰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재검토를 보장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이번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면, 정권을 향한 야당의 정치적 공세이면서 동시에 국민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비판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2. 결론 ― 정치적 메시지보다 먼저 사건의 본질을 봐야 합니다

이번 제주 실종사건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담당 경찰관의 허위 종결 의혹이 제기됐고, 그가 처리했던 실종신고가 무려 298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단순히 한 건의 일탈인지, 아니면 실종사건 처리체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찰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고 298건에 대한 전수점검과 전국적인 실종사건 점검에 나섰으며, 담당자 단독 종결을 막기 위한 관리자 승인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실종사건 대응체계를 더욱 엄격하게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이번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직접 연결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향후 형사사법체계에서 어떤 문제를 발생시킬 것인지는 별도로 논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10월 2일부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시행될 예정이므로, 그에 따른 견제와 통제 장치가 충분한지 검토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논쟁입니다.

 

그러나 이번 제주 실종사건은 그 제도의 시행 이전에 발생했습니다.

 

더욱이 고소·고발에 따른 형사사건의 불송치나 검찰의 보완수사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경찰에 실종신고가 들어왔고,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필요한 초동조치를 했는지, 그리고 어떤 근거로 사건을 종결했는지가 핵심인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먼저 물어야 할 질문도 분명합니다.

 

“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었는가?”가 아니라 “왜 경찰은 실종신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는가?”입니다.

 

그리고 다음 질문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체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야당 정치인이 정권과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야당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정부와 여당의 정책과 행정을 감시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치적 비판은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을 때 더욱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 제주 실종사건에는 경찰을 비판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실종자의 안전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허위보고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담당 경찰관 한 명이 수많은 사건을 사실상 단독으로 종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관리자의 검토가 왜 실질적인 검증으로 이어지지 못했는지, 종결 이후 가족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어떤 재검토 절차가 있었는지 등을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입니다.

 

반면 검찰 보완수사권 복원 문제는 별도의 형사사법제도 논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서로 다른 문제를 하나의 정치적 논리로 묶는 순간, 오히려 정작 중요한 논제가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

 

정권과 여당을 공격하기 전에 사건의 본질을 먼저 보고, 그 본질에 맞는 비판과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이 야당 정치인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제때 움직이는 경찰, 허위보고를 걸러내는 시스템, 그리고 종결된 사건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안전망입니다.

 

이번 제주 실종사건이 정치적 공방으로만 소비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실종사건 대응체계를 실제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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