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글을 다듬으면 정말 모두 비슷해질까? ‘나만의 문체’를 유지하며 AI를 사용하는 방법
AI가 다듬자 모두 비슷한 문체로…‘나만의 글쓰기 지문(指紋)’이 사라진다
최근 생성형 AI를 이용한 글쓰기가 확대되면서, AI에게 글을 다듬게 할수록 사람마다 가지고 있던 고유한 문체가 사라지고 비슷한 문체로 수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은 Reddit 이용자 글과 미국 지역 뉴스 기사, arXiv 논문 초록, 대학생 에세이, Facebook 게시물 등 88만 건이 넘는 글을 분석했습니다. 특히 2022년 11월 ChatGPT 공개 이후 Reddit과 arXiv 등에서 어휘와 문장 구조를 포함한 글쓰기 방식의 차이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AI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의 비율이 높아진 이후 글쓰기 다양성이 감소하는 경향도 관찰됐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사람이 직접 작성한 Reddit 글과 arXiv 논문을 각각 1,000건씩 선정해 GPT-3.5, Llama 3 70B, Gemini Pro 등에 다시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AI에게 요구한 것은 “문법을 고쳐라”, “더 자연스럽게 써라”, “가독성을 높여라” 등이었습니다. 그 결과 AI로 다시 작성한 글에서 글쓰기 복잡성의 개인 간 편차가 21~50%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연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AI가 글을 어떤 조건에서 수정했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 보도내용 정리
이번 보도에서 핵심적으로 다룬 내용은 생성형 AI를 이용해 글을 수정하거나 다시 작성할 경우, 원래 글을 작성한 사람마다 가지고 있던 언어적 특성의 차이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연구진은 Reddit 이용자들의 글, 미국 지역 뉴스 기사, arXiv 논문 초록, 대학생 에세이, Facebook 게시물 등 88만 건이 넘는 글을 분석했습니다.
2018년 이후 작성된 Reddit 글과 미국 지역 뉴스 기사, arXiv 논문 초록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2022년 11월 ChatGPT가 공개된 이후 어휘와 문장 구조 등에서 나타나는 글쓰기 방식의 차이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특히 Reddit과 arXiv에서는 AI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의 비율이 높아진 이후 글쓰기 다양성이 감소하는 경향도 통계적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특정 AI 모델이나 특정 프롬프트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AI와 다양한 글쓰기 지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실제 사회에서 확대될 경우, 글을 통해 사람의 성향이나 특성을 분석하는 기존 방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별이나 정치 성향과 같은 개인 정보를 글만으로 추정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는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보도에서도 중요한 한계를 함께 언급했습니다. 실제 온라인 글에서 나타난 문체 획일화가 AI 사용 때문에 발생했다고 직접적인 인과관계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2. 보도에서 언급한 연구 정리
연구진은 사람이 직접 작성한 Reddit 글과 arXiv 논문을 각각 1,000건씩 선정해 GPT-3.5, Llama 3 70B, Gemini Pro를 이용해 다시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AI에게 제시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법을 고쳐라.”
“더 자연스럽게 써라.”
“가독성을 높여라.”
이처럼 여러 가지 지시를 사용해 글을 다시 작성하게 한 뒤 원문과 AI가 수정한 글의 글쓰기 복잡성을 비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 복잡성은 단순히 문장이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어휘가 얼마나 다양하고 드물게 사용되는지, 문장 구조가 얼마나 복잡한지 등을 종합해 글의 표현 방식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연구에서는 AI가 글을 다시 작성한 이후 글쓰기 복잡성의 편차가 21~50%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즉 사람마다 서로 달랐던 표현 방식이 AI를 거치면서 서로 비슷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AI의 글쓰기 보조가 개인의 고유한 문체를 약화시키고 글쓰기의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이 성격이나 정신 상태를 글의 언어적 특징으로 분석하는 방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우울증이나 자살 사고와 같은 신호를 언어적으로 포착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이 연구가 실제 온라인 공간에서 AI 사용과 문체 획일화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완전히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3.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드러난 문제점
이번 연구 결과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AI에게 어떤 글을 어떤 조건으로 수정하게 했는가입니다.
연구에서는 “문법을 고쳐라”, “더 자연스럽게 써라”, “가독성을 높여라” 등의 지시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조건 자체가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문법이라는 조건의 문제
문법은 언어를 사용하는 규칙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실제 표현은 문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은어, 방언, 함축어, 인터넷 표현, 구어체, 감탄사, 의도적인 비문, 개인적인 표현 등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표현은 문법적인 기준으로는 수정 대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해당 사람의 문체나 특정 커뮤니티의 특징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가 문법을 교정하면서 이러한 표현까지 일반적인 문법에 맞게 수정했다면, 문법적 오류를 수정한 것과 개인의 문체를 제거한 것이 동시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라는 조건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써라’는 말 역시 기준이 하나가 아닙니다.
지역에 따라 자연스러운 표현이 다르고, 세대에 따라 다르며, 커뮤니티에 따라 다릅니다.
특정 지역의 방언이 그 지역에서는 자연스러운 표현일 수 있고,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은어가 그 커뮤니티에서는 자연스러운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가 이를 일반적인 언어 환경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바꾼다면 개인의 문체뿐 아니라 지역적·문화적·커뮤니티적 언어 특성까지 제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의 종류와 문맥에 대한 조건도 중요합니다
연구에서 분석한 글에는 Reddit 게시물과 Facebook 게시물처럼 개인적인 표현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글뿐 아니라 미국 지역 뉴스 기사와 arXiv 논문 초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부터 글쓰기 목적이 다릅니다.
논문은 객관성과 정확성이 중요하며, 개인적인 감탄사나 방언 등을 사용하는 글이 아닙니다. 반면 Reddit이나 Facebook 게시물에서는 개인의 경험과 감정, 은어, 방언, 유머 등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서로 다른 장르를 하나의 ‘글쓰기 복잡성’으로 비교할 경우 장르 자체의 특성이 얼마나 통제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Reddit의 경우에는 커뮤니티 조건도 필요합니다
Reddit은 하나의 통일된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정치, 사회, 문화, 게임, 과학, 취미 등 수많은 커뮤니티가 있고 각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표현도 다릅니다.
따라서 어떤 subreddit의 글을 선택했는지, 해당 커뮤니티에서 어떤 언어적 특성이 일반적인지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커뮤니티의 독특한 표현이 AI를 거치면서 일반적인 문체로 바뀌었다면 이를 단순히 개인의 문체가 획일화된 것으로만 해석하기보다 커뮤니티 특유의 언어가 제거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성자의 기존 AI 사용 이력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AI를 사용하는 방식도 연구 조건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작성자가 평소 특정 AI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신의 문체와 표현, 글의 구조, 판단 방식 등을 계속해서 AI와 공유하고 정립해 왔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구처럼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별도의 개인화 과정 없이 AI에게 가져와 “자연스럽게 수정해 달라”고 하는 것과, 작성자와 장기간 상호작용해 작성자의 기준을 정립한 AI에게 같은 글을 맡기는 것은 동일한 조건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까지 비교하지 않은 상태에서 AI 편집 자체가 문체 획일화의 원인이라고 일반화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4. AI 편집으로 인해 획일화된 문체가 의미하는 것
AI 편집으로 서로 다른 글의 문체가 비슷해진다는 것은 우선 인간의 생각 자체가 동일해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마다 경험과 판단이 다르더라도 AI가 이를 일정한 표현 방식으로 정리하면, 서로 다른 생각이 비슷한 문장과 구조를 통해 표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명이 같은 캠핑장을 방문하더라도 누군가는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누군가는 주변 풍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또 다른 사람은 교통편이나 시설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판단은 서로 다릅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캠핑장 후기를 자연스럽고 읽기 쉽게 작성해 주세요.”
라고 요구한다면 서로 다른 판단이 비슷한 문장 구조와 표현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표현의 획일화와 생각의 획일화는 우선 구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생각의 획일화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자가 AI에게 제공하는 조건이 매우 제한적이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이 캠핑장을 평가하는 글을 작성해 주세요.”
라고만 한다면 글의 구성과 평가 기준을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 AI에게 상당히 많이 넘어갑니다.
여러 사람이 비슷하게 제한된 조건만 제공한다면 표현뿐 아니라 글의 구성과 평가 관점까지 비슷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주제만 제공 → AI가 내용 구성 → AI가 표현까지 결정
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문체 획일화를 넘어 사고와 결과물의 수렴까지 발생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구체적으로 제공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에게 제공되는 인간의 판단 정보가 적을수록 AI가 공통적인 기준으로 결과를 구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인간의 판단 정보가 많을수록 결과의 개별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야 할 부분은 원래 인간이 작성한 글 자체가 이미 획일적이었을 가능성입니다.
사람들이 비슷한 어휘와 문장 구조를 사용하고 동일한 장르의 글쓰기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면 AI가 다시 작성한 뒤 나타난 획일화의 일부는 AI가 새롭게 만들어낸 현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즉,
원문 → 이미 존재하던 언어적 수렴 → AI 편집 → 추가적인 수렴
이라는 과정도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AI 이후의 획일화만 관찰해서는 AI가 새롭게 만들어낸 획일화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획일화는 표현의 획일화, 구성·판단의 획일화, 원문 자체의 획일화라는 세 가지 층위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획일화된 문체가 가진 의미
AI를 통해 문체가 획일화되는 현상에는 분명 부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방언, 은어, 독특한 어휘, 감탄 표현, 문장 구조, 감정 표현 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글을 통해 사람의 경험이나 특성을 추정하는 경우 그러한 언어적 신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언어적 다양성이 감소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획일화가 언제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AI가 글을 읽기 쉽게 만들어 준다면 더 많은 사람이 정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글쓰기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에게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대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글만으로 개인의 성향이나 민감한 특성을 추정하기 어려워진다면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현상이 어떤 사람에게는 개성의 손실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가독성·접근성·프라이버시의 향상이 될 수 있습니다.
획일화 자체를 무조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기보다 어떤 목적과 사용자에게 적용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6. 획일화된 문체가 남긴 데이터 아카이브를 AI의 재활용 시 우려점
여기서 연구 결과를 한 단계 더 확장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인간이 작성한 경험담 100개를 AI가 각각 재작성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인간의 경험 100개
→ AI가 각각 재작성
→ 인터넷에 100개의 AI 가공 글 생성
→ 이후 다른 사람이 이 글들을 참고
→ 다시 AI가 새로운 글 작성
이런 순환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독립성입니다.
실제로는 서로 다른 100개의 원자료에서 나온 정보가 아니라 하나의 원자료에서 파생된 글들이 여러 개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를 보는 사람에게는 서로 독립적인 자료가 많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고 그럴듯한 글로 계속 재생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 정보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는 사실만으로 신뢰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정보들이 서로 독립적인 원자료에서 나온 것인가?”
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AI가 생성하거나 재작성한 정보를 다시 AI가 소비하는 구조가 확대될수록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USC 연구가 직접 입증한 결과가 아니라, 연구에서 관찰한 문체 수렴 현상을 정보 생태계에 확장해 생각해 본 우려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7. 경계해야 할 AI의 편집
AI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글을 자신의 문체로 바꾸는 것 자체가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숨기거나 왜곡하기 위해 사용하는가입니다.
먼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AI를 이용해 자신의 문체로 바꾼 뒤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처럼 게시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정보를 참고해 자신의 글로 재구성하는 것과 타인의 글을 자신의 창작물처럼 만드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처럼 바꾸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실제로 방문한 장소에 대한 글을 가져와
“제가 직접 방문해 보니…”
라고 바꾼다면 단순한 문체 변환이 아니라 경험의 주체를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정인을 비판하거나 공격하는 글을 AI로 작성한 뒤 제3자가 작성한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AI가 문체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드는가보다 작성자의 책임과 신원을 숨기는 행위가 문제가 됩니다.
특정 개인의 문체를 분석해 그 사람이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글을 만드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내 문체를 유지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문체를 이용해 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명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8. AI를 통해 나만의 문체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
AI에게 단순히
“이 주제로 글을 써 주세요.”
라고 맡기는 것보다 인간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먼저 제시하고 AI가 이를 정리하도록 하는 것이 개인의 판단을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AI가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어떤 부분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 표현은 유지해 주세요.”
“이 표현은 바꾸지 마세요.”
“이런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해 주세요.”
“이런 표현은 사용하지 마세요.”
와 같이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기존 문체를 무조건 보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방언이나 은어, 독특한 표현이 그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더라도 글의 목적이나 독자에 따라 부적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화의 목표는
“내 문체를 무조건 보존해 주세요.”
가 아니라,
“내 문체를 기본으로 하되, 어떤 경우에는 왜 변경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그 기준을 축적해 주세요.”
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과거 글을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사전에 작성 기준을 정립해야 합니다
개인의 문체를 AI에게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단순히 과거에 작성한 글을 여러 개 제공하고
“이 글들을 참고해서 앞으로 제 문체로 써 주세요.”
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표현 방식과 구조를 참고하라’는 지시는 AI에게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표현은 반드시 유지해야 하고 어떤 표현은 상황에 따라 바꾸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해야 하는지까지 단순한 참고자료만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보다 적절한 방법은 AI와 실제로 글을 함께 작성하면서 개인의 작성 기준을 사전에 정립하는 것입니다.
AI가 작성한 문장에 대해
“이 표현은 내가 의도한 의미와 다릅니다.”
“이런 문장 구조는 앞으로 유지해 주세요.”
“이 표현은 제 글에서는 사용하지 마세요.”
“이 부분은 이렇게 판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방언을 유지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표준어로 바꾸세요.”
와 같이 구체적으로 판단을 내려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단순한 과거 글의 참고자료가 아니라 어떤 표현을 유지할 것인지, 어떤 표현을 변경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논리를 구성할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 기존 문체를 수정할 것인지, 어떤 판단을 우선할 것인지 등의 개인별 작성 규칙과 판단 기준이 축적됩니다.
이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AI가 해당 사용자의 문체를 단순히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적합한 글쓰기 방식으로 정립하고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단순한 ‘과거 글 참고’라기보다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사전 트레이닝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적절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전 트레이닝은 AI 모델 자체를 재훈련한다는 기술적인 의미라기보다, 사용자와 AI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개인별 글쓰기 기준을 사전에 형성한다는 의미입니다.
AI에게 편집자 역할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검증 과정까지 거쳐야 합니다
AI에게 단순히 편집자 역할만 맡기는 것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편집자는 글을 고치는 역할을 하지만, AI가 글을 고쳤다고 해서 그 수정 결과가 반드시 적절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과정은
편집 → 검증 → 확정
입니다.
AI가 문장을 수정했다면
“왜 이렇게 바꾸었는가?”
“내가 의도한 의미가 그대로 남아 있는가?”
“이 표현이 이 글의 특성에 적합한가?”
“기존에 정립한 작성 기준과 일치하는가?”
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다시 AI와 논의하고 수정한 뒤, 그 결과를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확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검증을 통과한 수정 방식과 표현 방식은 이후의 글에서도 유지할 기준으로 축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AI는 매번 새로운 글을 임의로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검증된 사용자의 작성 기준을 다음 글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도 인간의 기존 문체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방언이 개인의 특징을 나타내더라도 공식적인 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익숙한 표현이 다른 독자에게는 의미가 불분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AI가
“사용자의 문체이므로 그대로 보존한다.”
고 하는 것도 올바른 개인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표현은 기존 문체이지만 이번 글의 목적에는 부적절합니다.”
라고 판단해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정이 적절했는지를 인간이 검증해 확정한다면 이후에는
“이러한 조건에서는 해당 표현을 변경한다.”
라는 새로운 개인별 기준으로 축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화란 인간의 현재 문체를 그대로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적절한 개인의 글쓰기 기준을 계속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특히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AI의 개인화는 글쓰기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글쓰기의 어려움은 반드시 신체적인 제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장시간 키보드 입력이 어려운 사람뿐만 아니라, 글보다 말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이 편한 사람, 자신의 생각은 명확하지만 글의 구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 문장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언이나 은어에 많이 노출되어 이를 그대로 글로 표현하는 사람, 자신이 사용하는 표현이 다른 독자에게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사람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용자가 자신의 생각을 육성이나 평소 사용하는 표현으로 먼저 전달하고, AI가 이를 글의 목적과 독자에 맞는 형태로 정리하는 방식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개인의 표현을 무조건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개인화는 아닙니다.
특정 지역의 방언이나 특정 커뮤니티의 은어를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사람이라도, 이를 공식적인 글이나 불특정 다수가 읽는 게시물에 그대로 사용하면 의미 전달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는 사용자의 표현 가운데 보존해야 하는 부분과 표준적인 표현으로 바꾸어야 하는 부분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방언으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면,
“이 글은 불특정 다수가 읽는 공개 글이므로 방언은 표준어로 정리하되, 사용자의 감정과 판단은 유지한다.”
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방언 자체가 글의 목적이라면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방언은 무조건 표준어로 바꾼다.
도 아니며,
내 문체는 무조건 보존한다.
도 아닙니다.
글을 게시하는 환경과 독자, 목적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AI의 역할은 사용자의 문체를 그대로 복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생각과 개성을 보존하면서 글이 사용될 환경에 적합하도록 표현을 조정하는 것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도 앞서 살펴본 편집 → 검증 → 확정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AI가 방언을 표준어로 바꾸었다면 사용자는
“내가 의도한 의미가 그대로 전달되는가?”
“이 글에서는 표준어로 바꾸는 것이 적절한가?”
“이 표현은 바뀌었지만 내 감정이나 판단까지 바뀐 것은 아닌가?”
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방식을 이후에도 적용할 수 있고, 부적절하다면 다시 수정하여 “이런 경우에는 방언을 유지한다”는 새로운 개인별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AI가 상용화된 이후 많은 사람이 AI를 이용하여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자신이 작성한 글을 AI를 통해 편집하고 정리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은 특정한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블로그 글부터 홍보를 위한 글, 어떤 장소를 방문하여 작성한 체험글부터 장소를 협찬받아 작성한 홍보성 글, 연구를 통해 결론을 도출한 논문부터 일정한 조건을 부여하여 작성하는 글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쓴 글과 AI가 쓴 글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지만, AI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그 경계는 점차 흐려지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언급한 ‘모두가 비슷한 문체’라는 연구 결과 역시 이러한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AI에게 글을 작성하게 한다고 해서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위 보도의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연구에서는 AI에게 글을 다시 작성하도록 하면서 “문법을 고쳐라”, “더 자연스럽게 써라”, “가독성을 높여라” 등의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AI에게 무엇을 쓰도록 지시하는지에 대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작성한 글을 AI에게 넘겨 일반적인 기준으로 수정하도록 하는 것과, 작성자의 경험과 생각, 표현 방식과 글의 목적 등을 충분히 제공한 상태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은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문체 획일화라는 현상 자체와 AI를 사용하는 모든 방식에서 문체가 획일화된다는 주장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AI가 대신 글을 쓰게 하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AI를 통해 글의 가독성을 높일 수 있고, 글쓰기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생각을 보다 쉽게 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역 방언이나 은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글을 다른 사람이 읽기 쉬운 표준어와 보편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활용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설과 같은 작품에서는 이러한 표현 자체가 작품의 특성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원문을 함께 표기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AI를 통한 문체의 획일화가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인간의 표현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AI가 글을 작성하면서도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글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그 방법을 이 글에서 제안했습니다.
AI에게 자신의 과거 글을 단순히 참고자료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글을 함께 작성하면서 어떤 표현을 유지할 것인지, 어떤 작성 방법과 문체를 사용할 것인지, 어떤 부분은 바꾸지 말아야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AI가 수정한 결과를 그대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된 결과를 다시 검증하고 그 기준을 확정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다면 AI가 단순히 과거의 글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정립하고 검증한 자신만의 글쓰기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AI에게 글을 쓰게 하자는 주장은 아닙니다. 다만 AI를 사용하더라도 인간이 작성한 글과 비슷한 개성과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안하고자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 역시 AI를 이용하여 작성한 글이기도 합니다.
한편 보도에서 언급한 문체 획일화의 문제는 글 작성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글을 편집하면서 문체가 획일화된다면 특정한 언어적 특징을 통해 작성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면 일반적인 문체만을 분석하는 방법에 의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AI 서비스에서는 사용자의 대화에서 자살·자해와 같은 특정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 별도의 대응을 하는 방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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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문체가 획일화되면 작성자의 상태를 특정하기 어려워진다는 연구진의 우려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현재의 모든 AI 서비스에서 발생할 문제로 확대하여 판단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 특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면 그 상태를 나타내는 질문이나 표현 자체를 별도로 검증하는 방법도 함께 발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글을 작성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체가 획일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독성과 접근성이 향상되는 경우도 있으며, 인간의 생각과 경험까지 반드시 동일해진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AI에게 글을 맡기는 조건이 조금씩 달라도 비슷한 표현이 반복된다면, AI뿐만 아니라 인간이 작성한 원문 자체에서 이미 비슷한 표현이 널리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가 인간의 문체를 없애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AI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자신의 판단과 표현을 어디까지 유지할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나 표현이 풍부한 사람이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표현력이 교정과 수정으로 사라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글을 잘 작성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가진 사람에게는 AI가 자신의 문체를 빼앗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단순히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AI의 문체 획일화 역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글의 전달력을 높이는 강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보도와 연구에서 이러한 부분까지 함께 다루었다면 AI의 글쓰기 활용에 대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AI와 대화를 통해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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