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인 퇴거 논란, 무엇을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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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 샤워하고 빨래” 인천공항 난리 났는데…인권단체 “공공기관 책무”


 

최근 인천국제공항에 장기간 머무는 노숙인들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발단은 채널A의 현장 보도였고,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퇴거조치와 홈리스행동의 반발로 논쟁이 확대됐습니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노숙인을 내쫓은 공항공사'의 문제로만 바라보거나, 반대로 '공항에서 문제를 일으킨 노숙인'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노숙인이 왜 공항으로 이동했는지, 공항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공항공사는 어떤 책임을 갖는지, 인천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홈리스행동의 요구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채널A 보도에서 시작된 인천공항 노숙인 논란

지난 7월 9일 채널A는 「현장 카메라」를 통해 인천공항에 장기간 머무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는 한 노숙인이 공항에서 한 달 넘게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공항 곳곳에 이불을 펴고 생활하거나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콘센트를 이용하고 TV를 시청하는 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참고뉴스 : [현장 카메라]노숙자 아지트?…손발 다 든 인천공항

 

단순히 공항에서 잠을 자는 모습만 보도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용 개수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모습, 다른 이용객에게 욕설하는 모습, 장애인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샤워하는 행위, 화장실을 사용한 뒤 청소가 필요한 상태를 만드는 행위, 오염된 옷차림으로 공항 의자에 앉는 모습 등이 함께 제시됐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이러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고충도 인터뷰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당시 6월 기준으로 장기 체류 노숙인을 6명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공항 전체의 노숙인 숫자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별도의 업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취재진은 일주일 동안 여러 명의 장기 체류자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채널A 보도 이후인 7월 30일,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에 머물던 노숙인들의 물품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이후 이 상황을 보도하면서 인천공항공사의 퇴거조치와 함께 노숙인 인권단체인 홈리스행동의 반발을 전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공항공사의 퇴거조치 중단과 인천시의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채널A의 현장 보도 이후 공항공사의 퇴거조치가 이어졌고, 이후 홈리스행동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대됐습니다.

2. 왜 노숙인들은 퇴거조치를 받게 되었는가

이번 사안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부분입니다.

 

노숙인이라는 이유 자체가 퇴거의 이유인지, 아니면 공항이라는 공공시설에서 장기간 생활하면서 다른 이용객과 시설관리 인력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발생했기 때문에 관리조치가 이루어진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채널A 보도에서 확인되는 내용만 놓고 보면 후자의 성격이 상당히 강합니다.

 

공항의 여객용 의자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것 자체뿐 아니라,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시설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다른 이용객에게 욕설을 하거나, 공용시설의 위생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행동 등이 보도됐습니다.

 

따라서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이용질서와 시설관리를 위해 퇴거조치를 한 것 자체를 곧바로 부당한 조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인천공항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수많은 국내외 이용객이 이용하는 공항시설입니다. 공항공사는 시설의 안전과 위생, 이용질서를 관리해야 하는 주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노숙인에 대한 복지책임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공항공사가 공항시설의 이용질서와 시설관리를 위해 일정한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서로 별개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인천공항의 노숙인은 최근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이번 논란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은 이번 폭염과 채널A 보도를 계기로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참고뉴스 : [현장 리포트] 노숙자, 그들은 왜 인천공항으로 향했나? [아침이 좋다] -  2019.07.04

참고뉴스 : [반나절] 인천공항 노숙자들, 보이지 않는 그들의 시간 - 2019.07.06

 

과거부터 인천공항은 노숙인들이 머무르는 장소 가운데 하나였고, 과거 방송에서도 왜 노숙인들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지를 다룬 사례가 있었습니다.

 

즉 이번 상황을 '갑자기 인천공항에 노숙인들이 몰려온 사건'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과거에도 존재했던 현상이 이번에는 폭염이라는 환경적 조건과 맞물리고, 현장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보도가 나오면서 사회적 관심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4. 기록적인 폭염과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사람들

이번 사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6년 여름의 폭염이라는 환경적 조건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YTN은 8월 9일 인천공항을 찾은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인천공항 실내는 약 24도 수준이었고, 공항 밖 영종도의 낮 최고기온은 34도로 예보됐습니다.

 

보도에서는 폭염을 피해 공항을 찾은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거나 장기를 두고, 책을 가져와 공부하는 모습까지 소개됐습니다. 공항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이용시간 제한이 거의 없다는 점도 사람들이 공항으로 모이는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참고뉴스 : 더위 피해 공항으로...간식 꾸러미에 장기판도 등장

참고뉴스 : 무더위 피해 인천공항으로…"복지관보다 시원"

 

즉 폭염 속에서 인천공항이 단순한 여행 목적지를 넘어 폭염을 피할 수 있는 대형 실내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노숙인 역시 공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적절한 주거공간이나 냉방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숙자에게는 일반 시민보다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선택지가 훨씬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폭염이 심해지는 시기에는 공항을 비롯해 지하철역이나 지하보도 등 상대적으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폭염 때문에 이번 인천공항 노숙인이 모두 유입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홈리스행동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특정 당사자가 정확히 언제부터 공항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두 확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폭염은 중요한 배경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각각의 노숙인이 공항으로 이동한 직접적인 원인까지 동일하게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5. 홈리스행동이 나선 이유

채널A 보도 이후 홈리스행동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참고링크 : 홈리스행동 페이스북

 

참고링크 : [긴급 성명]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선정적 보도에 편승한 홈리스 퇴거조치를 중단하라

 

홈리스행동은 보도에 등장한 일부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 과정에서 기자 신분과 촬영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보도 이후 당사자들이 조롱과 혐오, 신상 노출 등의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인천공항공사의 퇴거조치에도 반발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공항공사가 선정적인 보도에 편승하여 퇴거부터 시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인천시의 거리홈리스 지원체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홈리스들이 공항과 같은 공공공간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홈리스행동의 문제제기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채널A 보도에 대한 문제제기이고, 둘째는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의 대응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분리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6. 홈리스행동의 문제제기에서 살펴볼 부분

홈리스행동의 주장 가운데 인천시의 지원체계가 충분한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천시에 노숙자들을 위한 지원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한 문제제기입니다.

 

그러나 공항공사에 대한 요구에서는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홈리스행동은 인천공항에 머무는 홈리스를 단순히 퇴거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호와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의 복지체계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곧바로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내 장기 노숙을 허용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천공항공사의 기본적인 역할은 공항의 운영과 시설관리입니다.

 

공항공사가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노숙인을 복지서비스와 연결하는 것은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항공사에게 인천시가 담당해야 할 노숙인 주거·복지 문제를 사실상 대신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채널A 보도에서 제기된 구체적인 문제행동에 대한 태도입니다.

 

홈리스행동의 성명에는 홈리스의 주거권과 복지권에 대한 주장이 상당히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지만, 다른 이용객에게 욕설을 하거나 공용시설을 부적절하게 이용하고 환경미화원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명확한 자제 요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노숙인에게 주거권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과 별개로, 다른 공항 이용객과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 역시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빠지면 일반 시민에게 홈리스행동의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7.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가 해야 할 일

이번 문제에서 인천시의 복지·지원 책임은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천시는 노숙자들의 규모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폭염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임시숙소와 쉼터를 확보하며, 필요한 경우 의료·정신건강·주거지원과 연결할 수 있는 현장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공항에서 퇴거된 이후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입니다.

 

퇴거만 시키고 다른 대안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같은 사람들이 다른 역사나 지하보도, 공공공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문제의 장소만 바뀔 뿐 문제 자체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인천공항공사의 역할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항공사가 노숙인에게 주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 공항시설의 안전과 위생을 유지하고
  • 이용객과 환경미화원 등의 권리를 보호하며
  • 공항 내 장기 노숙과 시설의 부적절한 이용을 관리하고
  • 필요한 경우 인천시 및 복지기관과 연결하는 것

정도의 역할이 현실적인 범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항공사는 공항의 질서를 관리하고, 인천시는 노숙인의 복지와 주거 문제에 대응하고 지원하는 구조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8. 홈리스행동이 요구하려면 함께 제시해야 할 것

홈리스행동이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에 요구하는 내용이 보다 많은 시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노숙인 당사자의 책임과 행동수칙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입니다.

 

폭염 기간 동안 일률적인 퇴거를 피하고, 인천시와 공항공사가 협력하여 임시거처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홈리스행동 역시 노숙인 당사자들에게 공항 이용객에게 욕설하거나 위협하는 행위, 화장실과 공용시설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행위, 환경미화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행위 등을 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자제를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공항공사·인천시·복지기관·홈리스 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일정한 범위의 임시 체류공간과 행동수칙을 협의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주장은

"노숙인을 내쫓지 말라"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항의 질서는 지키되, 폭염 속에서 갈 곳 없는 사람을 그대로 거리로 내몰지 말고 인천시가 책임지고 보호체계로 연결하라."

 

가 됩니다.

 

이러한 방식이 일반 시민에게도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9. 결론

이번 인천공항 노숙인 논란을 단순히 인권 대 반인권의 문제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숙인에게는 분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폭염 속에서 주거가 없는 사람에게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시민에게는 쾌적하고 안전한 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고, 환경미화원에게 반복적인 오염과 시설 이용 문제로 인한 추가적인 부담을 당연히 감수하도록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채널A 보도에서 제기된 노숙인의 구체적인 문제행동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비판 역시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노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동을 용인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문제행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노숙인의 주거와 복지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역할의 분리와 책임의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시는 노숙인이 공항이나 거리로 내몰리지 않도록 실질적인 주거·복지·의료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이라는 시설의 관리주체로서 이용객과 노동자의 안전·위생·질서를 보호하면서,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과 노숙인을 지원체계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홈리스행동 역시 노숙인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과 함께 당사자가 다른 시민과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공항에서 쫓아낼 것인가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사람이 공항에서 생활하게 되었는지, 그 사람이 공항을 떠난 뒤 어디로 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이용객과 노동자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결국 공항공사가 관리해야 할 것은 공항의 질서이고, 인천시가 책임져야 할 것은 노숙인의 복지와 주거입니다. 그리고 홈리스 당사자에게도 다른 시민과 공공시설을 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어느 한쪽의 권리만 강조하는 것으로는 이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세 주체의 책임과 권리를 함께 인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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