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징계 흔드는 정치권의 맹점…정작 '징계 근거'와 '근본 원인'은 외면
‘스벅 가야지’ 배재고 중징계에…국힘 “청소년 꿈 짓밟을 권리까지는 없어”
1. 보도에 나온 인사들의 발언 정리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징계에 가담하지 않은 선수들까지 일괄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연대책임'이자 비례성을 상실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고교 선수들에게 6개월 출전 정지는 대학 진학과 프로 입단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이므로, 처벌보다 지도와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배재고 선수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조롱거리로 삼은 행태는 저열하고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면서도 “이들에게 가해지는 비판의 무게는 비정상적으로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김 의원은 “얼마 전까지는 대통령을 필두로 온 정부 부처가 스타벅스 때리기에 나서더니, 이제는 교육부 장관과 정치인들이 일제히 나서서 배재고 선수들을 마녀사냥한다”며 “말실수 하나 잡겠다고 평생 피땀 흘려온 아이들의 미래를 통째로 인질 삼겠다는 심보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마저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 규정하고 사냥하는 구태정치, 그 추악한 기득권 정치판을 향한 ‘참교육’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얼마 전까지 선배 패고, 경찰 패고, 말리는 시민 패고 5·18 핑계를 대는 오만한 서울시장 후보를 봤다. 지금은 대통령이 5·18 전야제를 새천년NHK에서 혈기 넘치는 방법으로 기념한 분을 당 대표로 미는 모습을 본다”며 “그런 모습들이 학생들에게 5·18을 가볍게 보이게 만들었나 보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런 일그러진 모습들을 보며 자란 배재고 학생들에게만 필요 이상으로 가혹하다면 그것 또한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며 “6개월 출전 정지는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한동훈 무소속 의원: “어린 학생들에게 6개월 출장정지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방송에서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한 성인 방송인 최욱 씨도 사과만 하고 방송 계속 중이고, 스타벅스도 영업정지 안 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 발언에 대한 문제 지적
- 정점식 원내대표 (허용 범위 내의 비판): 행정·사법의 기본 원칙인 '책임주의'와 '비례성의 원칙'을 짚었다는 점에서 법리적 허용 범위 내의 적절한 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김재섭 의원 (논리적 모순): 5·18 광주민주화운동 조롱이라는 행위 자체의 심각성(본질)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제재하려는 정당한 징계와 사회적 비판을 정부의 '마녀사냥'이나 '구태정치'라는 정쟁적 프레임으로 치환해 버리는 양립 불가능한 자기모순을 보입니다. 사안의 본질을 흐리며 비판의 화살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유체이탈 화법입니다.
- 이준석 대표 (범주의 오류 및 일반화): 스포츠맨십과 내부 규율 유지를 위해 자체 스포츠공정위 규칙을 적용한 고교 스포츠 징계 영역에, 전혀 성격이 다른 기성 정치권의 과거 행적과 도덕적 논란을 억지로 엮어 인과관계를 왜곡하는 '범주의 오류'를 범했습니다.
- 한동훈 의원 (실정법적 근거 결여): 피고발인이 되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방송인의 사례를 인과관계 없이 인용했다는 점, 그리고 기업의 마케팅 논란은 공정거래법이나 식품위생법상 행정처분(영업정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법조인 출신임에도 실정법적 요건과 사법·행정 처분의 한계를 완전히 도외시한 채, 대중 선동형 감성에 편승해 무리한 비유를 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참고뉴스 : "일베 탱크로 밀어버려야" 최욱 발언 논란…시민단체, 경찰 고발
3. 그들이 놓친 근본적 원인 지적 부재
[구조 1] 아마추어 스포츠의 사회·문화적 현상 비판 (원인 분석)
- 핵심 명제: '조롱의 일상화'와 자정 능력 상실
- 상세 내용: 현재 고교 야구 등 아마추어 스포츠 현장에는 상대 팀을 저열하게 도발하고 비방하는 행위가 일명 '밈(Meme)'이나 '힙한 응원 문화'라는 잘못된 미명 하에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방치되어 왔습니다.
- 비판적 관점: 이번 사태는 하필 그 조롱의 키워드가 민감한 현대사(5·18광주민주화운동) 및 대기업 논란(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텀블러 이벤트 논란)과 결부되어 사회적 공분을 샀기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입니다. 만약 다른 보편적인 키워드였다면 이러한 악습은 아무런 제지나 문제의식 없이 경기장 내에서 계속 유지되었을 것입니다. 정치권이 이 '구조적 악습' 자체를 지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맹점입니다.
[구조 2] 법리 및 제도적 규정 근거 (징계의 당위성)
- 핵심 명제: 규정에 근거한 정당한 징계권 행사
- 상세 내용: 이러한 조롱성 비방 구호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 아닌, 이미 명문화된 규정 위반 행위입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과 [대회운영 요강]에는 아마추어 야구의 교육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품위유지 의무’와 ‘스포츠맨십 위반 제재’ 근거가 실체적으로 존재합니다.
- 비판적 관점: 따라서 협회의 조치는 정치적 마녀사냥이 아니라, 경기장 내의 스포츠맨십 파괴 행위에 대해 이미 존재하는 조직 내 규칙을 정당하게 집행한 결과입니다.
4. 조직적 자정 실패에 따른 합당한 행정 절차
정치권은 이번 '팀 전체 6개월 출전 정지'를 두고 과도한 연대책임이라 비난하지만, 이는 정무적 꼼수나 마녀사냥이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행정 집행입니다.
- 내부 자정 시스템 마비에 대한 '팀'의 책임: 스포츠에서 '팀'은 지도자와 선수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관리 감독 단위입니다. 불미스러운 구호가 나왔을 때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제재하고 수습하는 '자정 작용'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상대 팀의 항의와 심판의 제재가 개입할 때까지 이를 방조했습니다. 따라서 조직 관리 부실 및 스포츠맨십 위반의 책임을 물어 배재고 야구부(팀) 자체에 페널티를 부과한 것은 행정학적으로 지극히 정당합니다.
- 절차에 따른 정당한 단계적 징계: 현장에서 개인별 책임을 즉시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협회의 규정과 스포츠정신에 따라 물의를 일으킨 '팀'을 경기 공간에서 우선 격리(6개월 출전 정지 및 몰수패)한 처분은 합당합니다. 이후 사실관계를 명확히 조사하여 주동자와 동조자를 특정해 '개인 징계'를 따로 내리겠다는 협회의 방침은 팀 차원의 관리 책임과 개인의 행위 책임을 구분하려는 절차입니다. 참고뉴스 : “스벅 가야지” 배재고 6개월 출전정지 중징계…성적은 몰수패
- 초기 대처 부재가 불러온 중징계: 만약 구호가 나온 직후 내부에서 즉각 대처하여 상대 팀의 항의가 나오기 전에 사과하고 계도했다면, 협회내 자체 판단으로 참작이 가능해 이 정도의 페널티는 부과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내부 자정 작용을 상실한 조직적 태도가 징계 수위를 키운 결정적 원인입니다.
5. 결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배재고 징계에 대해 정치권이 각자의 입장을 내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입장의 면면을 뜯어보았을 때 필자의 판단으로는 연대책임의 과도함을 지적한 정점식 원내대표의 입장 외에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논리적 모순과 법리적 오류로 인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배재고 응원 구호 논란은 우리에게 또 다른 본질적인 문제를 환기합니다. 바로 아마추어 야구 현장에 상대를 깎아내리고 조롱하는 저열한 응원 구호가 이미 깊숙이 상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그동안 협회가 규정한 스포츠맨십과 품위유지 규정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형해화되어 있었음을 방증합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정치적 프레임 싸움으로 소모될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 스포츠의 고질적인 악습을 뿌리 뽑고 근절할 적기로 삼아야 합니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단어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징계에 반발하는 얄팍한 정쟁이 아닙니다. 이 기회에 관심을 가지고 건전한 아마추어 스포츠 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적 지원을 고민하는 것이 책무입니다. 본질을 외면한 채 징계 처분 자체만 흔드는 정치권의 태도는 그들의 진짜 역할을 방기한 무책임한 처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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