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의 비극: 예방접종 안내 아끼려다 '신뢰 파산'과 '배상 폭탄' 맞은 크루즈의 역설
‘치료제 없는’ 한타바이러스, 크루즈선 감염 3명 사망
[앵커]
대서양 크루즈선에서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해 3명이 숨졌습니다.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김준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서쪽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 앞바다.
네덜란드 크루즈선 'MV혼디우스'호가 입항이 거부된 채 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선내에서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49명 중 지금까지 3명이 숨졌고, 최소 3명이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한타바이러스'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발병자 중 1명이 한타바이러스에 확진됐고, 다른 5명도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타바이러스는 보통 쥐 같은 설치류의 배설물이 주 감염원입니다.
배설물이 마르며 생긴 미세 입자를 사람이 코나 입으로 마실 때 감염됩니다.
초기엔 독감 증상을 보였다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사람 간 감염은 흔치 않은 걸로 알려졌는데, 이 점 때문에 WHO는 바다 위의 배 안에서 어떻게 집단 감염이 일어났는지 중점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배 밖으로 퍼질 여지는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WHO 대응국장 : "현재까지 확보된 정보와 과거 사례로 파악한 바이러스의 특성을 종합할 때,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도는 낮습니다."]
한타바이러스란 6.25 당시 한탄강에 주둔한 유엔군들에게서 신종 전염병 형태로 최초 발견됐고, 이름도 한탄강에서 따왔습니다.
특화된 치료제는 없고 치사율은 30~60%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한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발생한 크루즈선]
대서양을 항해하던 네덜란드 크루즈선 'MV혼디우스'호에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1건.. 5건이 의심사례로 조사중이며 이 가운데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선박은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출발하여 서아프리카 카보베르데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카보베르데 프라이아항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이며 감염병 때문에 승선중인 승객들이 하선을 하지 못한 채 선상내에서만 머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후 확진 2건, 의심 5건(사망자 3명 포함)으로 5월 5일 WHO의 발표가 추가되었습니다. 첫 사례의 증상 발현일은 4월 6일이었으며, 이후 4월 28일까지 산발적으로 의심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잠복기를 고려할 때 아르헨티나 출항 전후의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한타바이러스란]
한타바이러스(Hantavirus)는 신증후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RNA 바이러스의 한 과로, 대개 이 가운데서도 오르토한타바이러스속(Orthohantavirus)에 속하는 바이러스들을 가리킵니다.
한타바이러스라는 명칭 때문에 한국에만 있는 바이러스로 오해할 수도 있으나 사실 전세계 어디에나 있는 바이러스입니다. 다만 한국전쟁에서 투입된 장병들이 감염되었고.. 이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미생물학자 이호왕 박사가 야생의 등줄쥐의 폐에서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발견하였고 발표했으며 이때 한탄바이러스 - 한타바이러스라 명명한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먼저 발견이 되었지만 일본 학계에서 무시되었고.. 이호왕 박사가 이후 일본의 사례를 확인하여 당시 일본에서 발견했던 타무라 박사(田村雅太)에게 혈청을 요청했고.. 이에 타무라 박사의 아들이 수소문 하여 혈청을 제공.. 항체를 확인함으로서 일본에서도 유행성 출혈열이 발생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었습니다.
참고링크 :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바이러스와 반세기 (36)
한타바이러스와 그 매개체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 전 지역에 걸쳐 분포합니다. 야생 등줄쥐 말고도 도시의 시궁쥐나 집쥐도 한타바이러스의 숙주일 수 있기 때문에 위생 상태가 나쁜 집에서도 걸릴 수 있습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되는 사례는 없었습니다. 사람간 전염이 가능하다 알려진 남미의 '안데스 바이러스'는 드물게 사람 사이에서도 옮을 수 있는데 위의 보도에 나온 한타바이러스는 안데스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WHO는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보도에 나온 감염자와 사망자의 증상이 신장(콩팥)보다 폐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점 때문입니다. 그래서 WHO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ECDC(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현재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은 매우 낮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처럼 공기를 통해 쉽게 확산되는 수준은 아니므로 과도한 공포보다는 철저한 격리와 위생 관리가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루즈선에 어떻게 한타바이러스가 유입되었을까?]
크루즈선은 보통 다양한 국가를 경유하며 이동합니다. 방문하는 항구중에는 관리가 잘 된 항구가 있는가 하면 청결상태가 불량인 항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설치류가 많은 항구에 정박할 경우.. 화물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정박중에 홋줄을 통해 유입도 가능합니다. 특히 선박에 설치류가 침입시 환기구등은 설치류가 숨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며 주기적인 환기 및 청소가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타 바이러스의 예방과 치료는?]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은 있습니다. 한타박스가 그것입니다. 대한민국 GC녹십자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한 유행성 출혈열 백신입니다. 다만 한탄강 한타바이러스(Hantaan orthohantavirus)에 대한 백신으로, 유럽의 푸말라 및 도브라바, 미국의 신 놈브레 바이러스 등에 대해서는 백신이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나온 네덜란드 크루즈선 'MV혼디우스'호에 탑승한 선원과 승객.. 그리고 감염이 확인된 환자에게는 한타박스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효과가 제한적이기에 범용으로 쓰일 수 있는 백신 개발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WHO에선 범용 백신 개발을 위한 국가간 공조를 강조하지 않을까 생각되고... 의료계도 이에 동조하지 않을까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관련 움직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매개체인 쥐와 쥐의 배설물에 접촉하지 않는게 최선입니다. 특히 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 비말되어 공기중에 떠돌게 되고 이를 흡입하여 감염될 수 있어 환기 및 통풍구의 청결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지속적인 관리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외 감염시 리바비린을 증상 발현 7일 이내 투여할 경우 치명률이 감소했고 회복기까지 소요되는 시간 역시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이미 질병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치료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제라기보단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보조적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직이 최선의 예방]
크루즈선의 이동 경로는 정해져 있습니다. 출발부터 어딜 거쳐서 이동할지는 미리 정해서 이동하기 때문에 접근하는 지역의 풍토병을 확인하는건 가능합니다. 따라서 크루즈선을 운영하는 선주측에서 사전에 풍토병에 대한 대처를 목적으로 사전적 예방접종을 하였다면 이런 보도는 나오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크루즈선을 운행하는 회사중에는 이러한 정직이 오히려 크루즈선이 더럽고 불결함을 드러낸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걱정하여 법적으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법적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안내할 뿐.. 한타바이러스는 그런 법적 전염병이 아니기에 외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일부 프리미엄이 붙는 패키지를 운영하는 크루즈선의 선주들은 사전에 이동경로에서 노출되는 풍토병에 대해 안내하며 예방접종을 안내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고객들이 크루즈선의 청결상태를 우려하기보단 혹여 있을지 모르는 풍토병 감염에 선주, 운영주체가 승객들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믿음으로 더 찾는 사례가 많이 보이죠. 특히 질병에 대해 저항성이 낮은 고령층에선 이런 업체를 선호합니다.
이 감염사태로 인해.. 해당 크루즈선을 운영하는 업체는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지불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만약 승객들에게 풍토병에 대해 사전에 예방접종을 하도록 지원하여 이때 드는 비용은 지금과 같은 감염사태가 벌여져 결국 피해자와 사망자의 유족들에게 배상하는 금액에 비하면 적은 돈일 것입니다. 일부 수익을 보전하겠다고 승객들에게 선박이 청결하다고 최면을 거는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정직하게 풍토병에 대한 전염병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맞는 의료진과 치료제 확보.. 그리고 예방접종을 지원하게 된다면.. 당장에 드는 비용보다 이로인해 신뢰를 높여 더 많은 고객이 찾을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계기중 하나가 되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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